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나의 나이를
대체로 많게 보지 않는다. 나중에
나의 나이를 알게 되면 깜짝 놀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는데, 나에게는
내가 어려 보인다는 것이
커다란 컴플렉스로 다가왔었다.
왜냐하면, 내 나이를 모르는 동생 뻘
되는 사람들로부터의 반말 세례와,
또래들로부터는 건방지다는 오해를
수없이 맞닥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그런 상태가 이어졌는데
그런 나 자신이 한심하고,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마에 나이를 적고
다니거나, 가슴에 명찰을 하고 다니듯
일일이 나이를 밝히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도대체 내 나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동안'이라는 굴레에
갇혀 살아오면서, 반말과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며 살다 보니, 차라리 빨리
늙어버리길 바라기도 했었다.
지금은 명실공히 할머니가 되었지만,
그런데도 나에게 반말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나이 들어 바뀐 것이 있는데,
이제는 나보다 열 살쯤 어린 사람이
반말을 해도 나는 오히려 존댓말로
받아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삼십 대의 젊은 사람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상대의 나이가 많건 적건,
사적으로 친해진 사이가 아니라면,
존댓말로 대화하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