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연습

by 엄서영


캘리그래피 연습을 시작했다.

한글의 초성을 연습하고 있는데

글자 하나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한 달을 연습해도 어려울 것 같다.

무엇이든 쉽게 되는 것은 없으니

천천히 조금씩 해 나가려고 한다.


나는 사실, 하다가 그만둔 것들이 많다.

동양자수, 조각보 만들기, 동양매듭 등등

다 좋아서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그런 것도 50이 넘어서 시작하다 보니

등허리가 아프고 눈이 침침해지고

손에 관절이 뻐근해지니, 더 나이 들어서는

계속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아쉽게도

그만두게 되었다.


사람이 무엇이든 뭔가가 되려면,

10년은 꾸준히 해야 자기 것이 된다는데

나는 젊은 세월을 안타깝게 다 놓쳐 버리고

이렇게 늦은 나이까지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살아온 인생과 나의 운명을,

그리고 나의 지나온 삶을 사랑하기로

했다.

나에게 주어진 세상 속에서,

참 어리석고 바보같이 살아오긴 했지만,

나태하게 살아 본 적은 없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으며...


아무튼 캘리그래피 연습을 시작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길을

향해 조금씩, 천천히, 꾸준하게 해 보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제 겨우 첫 걸음이라 성급하긴 하지만

초성 한 글자를 제대로, 자유롭게

쓰기 위해, 같은 글자를 계속 연습해도

지루하지 않은 것이 느낌이 좋다.

이렇게 꾸준히 연습해서 10년 후에도,

아니 남은 인생 동안, 나의 즐거움이 되고

부캐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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