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서영 Mar 21. 2024

라이킷

행복의 알람

브런치에 처음 글을 올리던 날,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는 설레임으로

나의 서랍에 있던 글들을 뒤적거려 보았지만 

막상 글을 올리려고 보니

너무 글이 빈약하다는 생각에 [발행]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너무 오래되어 퇴색된 이야기들은 걸러 내고

그나마 아직은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골라서

부끄러움 반, 수줍음 반의 심정으로 [발행]을 감행했다. 


사실은 브런치의 글에 '라이킷'이라는 기능이 있는지도 몰랐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닥 브런치의 애독자가 아니었다.

휴대폰에 브런치의 앱은 깔려있지만 거의 열어본 적이 없었다

그냥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채무감으로 브런치앱을 깔아놓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평소에 글을 쓰지도 않고 있었다


어쨌든 작가가 되었으므로 글을 올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글이 쓰고 싶어 작가 신청을 했지만 

아무 때나 쓰고 싶을 때, 아니면 어쩌다 생각날 때 글을 쓰던 가벼운 습관을 버리고

책임감 있게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었다.


그런 부담감 외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누군가 내 글을 라이킷 했다는 알람이 뜨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올린 글을 실시간으로 누군가가 읽고 라이킷을 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제야 나는 라이킷이 뭔지를 알게 되었고

그 라이킷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있다는 실감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나의 글을 라이킷 해 준 사람들을 통해 그들의 글들도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브런치에 존재하는 많은 작가들의 글을 읽게 되고

그동안 내가 몰랐던 브런치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달라이 라마는 모든 사람들이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었는데

나는 브런치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내가 구독한 작가가 나의 글을 구독해 줄 때 감동으로 연결되며

나의 글에 라이킷을 해주는 독자들과는 고마움으로 연결된다

내가 다른 작가의 글을 읽을 때 그들의 글과 삶에 공감함으로 연결된다




작가의 이전글 시민 도서관의 첫 수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