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서영 Mar 11. 2024

개미와 베짱이


- 우화 비틀어 보기 -


 


 


개미와 베짱이가 살았다


개미는 열심히 일하였지만


베짱이는 기타를 치며 놀았다


 


개미는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기타를 치며 논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오로지 땅만 쳐다보며 앞날을 위해


먹이만 열심히 날라다 창고에 그득 쌓아놓았다


개미는 일하지 않는 베짱이를 멸시하며 무시하였다


그렇지만 쌓아놓은 먹이를 나눠주고 싶진 않았다


 


베짱이는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실에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노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은 파랗고 풀잎들도 아름다워


베짱이는 풀잎마다 옮겨 다니며 노래하였다


베짱이는 땅만 보고 일만 하는 개미가 안쓰러웠다


베짱이는 배가 고파도 개미가 부럽진 않았다


 


풍성했던 시절은 가고 겨울이 왔다


 


개미가 열심히 일해서 그득하게 쌓아놓았던 먹이들은


꽁꽁 얼어서 못 먹게 되고 말았다


베짱이는 쌓아놓은 먹이는 없었지만


풀잎의 이슬로 연명할 수 있었다


 


겨울이 깊어져


결국 개미와 베짱이는 얼어 죽게 되었다


 


개미는 꽁꽁 얼어 못 먹게 된 먹이들을 생각하며 죽었다


베짱이는 넓은 세상과 아름다웠던 생을 추억하며 죽어갔다


 


 


 


 


 

작가의 이전글 가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