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이 야트막하고 넓이는 약 대여섯 평 정도인데
그 안에 주방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둥근 식탁이 네댓 개 정도 놓여 있다
식탁의 의자는 등받이가 없는 간이용 플라스틱 의자이다
그 시간 이후로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감질맛이 나는 식당이다
영업을 하는 동안에는 천막의 입구가 활짝 열려져 있고
입구에는 커다란 국솥이 세 개가 놓여져서
항시 입맛을 당기는 국물이 펄펄 끓고 있다
그리고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김치통이 놓여져 있다
원래가 천막을 치고 하는 허름한 식당이라
위생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런 걸 다 감안하고 허물없이 앉아서 국밥을 한 그릇 하기는
괜찮은 기분이 드는 식당이다
무엇보다 등산객들의 허기진 입맛을 끌기에 알맞게
오늘도 오랜만에
산책을 끝내고 내려와 천막식당의 국밥이 궁금하기도 하고
옛 정취가 생각나 국밥집에 들렀다
내가 항시 먹는 선지국밥을 시키서 먹는데 왜 그런지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와서 그런 걸까?
그때도 맛이 이랬었던가?
아무튼 국물이 뭔가 입에 착 붙지가 않는 것이
마치 안 맞는 옷을 입은 듯이 어설프게 느껴졌다
내가 입맛이 변한 걸까?
어쨌든 국밥을 나름 입맛 다시게 먹고
나오면서 계산을 하는데
국밥 가격이 예전보다 무려 2000원이나 올라있었다
나는 안 그래도 허전했던 입맛이 싹 달아나면서
요즘 물가가 무섭긴 하구나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