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슬픔
< '린ㅡ' 작가님의 글을 읽고 >
'린ㅡ' 작가님의 글, <거울사람>을 읽었다
지하철 의자 모퉁이에 앉아 하염없이 처절하게 울고 있는 사람을
그 앞에 서서 아무 일도 아닌 듯 가려주고 지켜주면서
마치 처참하게 울고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인 듯 바라보고 쓴 글이다
슬픔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누구에게나 슬픔 한 자락씩은 속옷에 달린 상표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단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누가 어떤 슬픔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그 슬픔이 속옷을 다 적시고 겉옷으로 스며 나와
겉옷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커다란
봇물 같은 슬픔이라면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게 된다
<거울사람>의 울고 있는 사람처럼
아무리 모자를 눌러쓰고 한 귀퉁이에 앉아 있어도
그 흐르는 눈물이 다른 사람의 옷깃까지 적셔버린다
예전에 나는 아주 오랫동안
가슴 가득 슬픔을 끌어안고도 옷깃을 적시지 못하고
마치 메마른 고목나무처럼 꾸덕한 겉옷을 걸치고 있었다
아무리 쥐어짜려 해도 눈물이 굳어버려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눈물은 부질없이 쩍쩍 갈라진 한숨이 되어
망연히 하늘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나는 <거울사람>의 울고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한 번 울어보고 싶었었다
그래서 오늘 나도 <거울사람>이 되어
하염없이 울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