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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진권EngineKwon Jan 03. 2022

집중 격리 해제를 기다리며

차이나는 삶-격리중


2주간의 집중 격리가 ‘12월 23일 해제된다’는 알림 문자를 받았다.


마지막 손빨래를 했다. 그리고 그간 식사와 함께 배송되어 쌓여있는 빨대, 젓가락, 이쑤시개 등 폐품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아이들에게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 로블록스의 로벅스를 부상으로 걸었다.



영국도 그랬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철저히 분리수거를 하는 한국과 다르게 구별 없이 버리는 이곳 사정이 못내 아쉽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류 기업 '파타고니아'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옷을 만드는데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 쌓여가는- 백개에 육박하는- 페트병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격리자들의 폐기물은 구별 배출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위로했다.



처음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간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풀어지고 마냥 휴식 같은 시간이었고, 격리 일주일, 금세 일주일이 되었구나 란 생각이 들기 무섭게, 8일째 되면서부터 이곳에서 지낼 날이 지내 온 날보다 짧다는 생각에 짐을 추리고 정리할 생각을 시작하는 것을 보니 사람 심리 참 특이하다.


격리 14일째.

집중 격리 해제 후 이동하며 잠시 맛볼 바깥공기를 기대하며 상상하니 슬슬 격리기간 동안의 여유보다는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아쉬워지기도 한다. 학교에 안 가 좋아하던 아이들은 여전히 잘 지내지만 이제는 집에도 가고 싶다고 한다.


여름휴가에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일주일의 체류 기간은 아쉬움을 남겼고, 열흘 가능하면 보름도 지내보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동방의 하와이’라 불리는 휴양지 ‘양마도’에서 원 없이 지내보니 앞뒤로 이동 기간을 고려해 열흘이면 족하다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립되지 않았으면 덜 했을까? 아니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다.

같은 풍경이지만 날마다 다른 느낌의 아침을 선사해 준 양마도의 하늘을 뒤로하고 내일이면 섬을 벗어나 주 생활지가 될 연태시 개발구에 위치한 호텔로 이동한다. 동시에 느슨해져 있던 마음의 벨트가 조여지는 것을 느낀다. 시내 입성 후에도 거처를 두 번 옮기며 보름 정도의 ‘관찰 격리’ 기간을 보낸다.


온 만큼만 더 가면 되니까 잘 지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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