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을 강의하다 보면

영상제작 실습 시설이 갖춰진 곳과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의 강의 접근

by 준구

최근엔 다양한 단체와 시설에서 영상제작을 강의하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할 때는 일주일에 3시간씩 16주간을 이론과 실습으로 진행했다.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강의는 2시간씩 10회 차로 구성했다. 구민을 대상으로 했던 강좌는 복지관이나 미디어센터 구청 등의 공간을 빌려서 2시간씩 8회 차 정도의 기간으로 수업했다. 물론 이보다 더 짧은 특강 형식으로 영상제작법을 강의하지만 최소한 8회 차 이상의 시간으로 진행해야 마지막 날에 팀별 제작 영상 결과물을 함께 상영하는 가질 수 있었다. 이 시간들이 확보되지 못한 강의에서는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법을 알려주는 정도라 수강생들이 만들어 내는 최종 작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영상제작은 팀을 이뤄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3~4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경우에

누군가는 피디로, 다른 사람은 작가로, 또 한 사람은 카메라 감독이나 최종 편집자로 역할을 나누면 부담도 덜고 상호 협력해서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 용이하다. 팀원 중에서 구성에 강한 사람이 있고 촬영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며 책임감 있게 편집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가 팀워크를 발휘해서 서로 배우고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 그렇지만 팀플레이가 녹록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학이라면 팀원 간의 기여도 형평성 등을 언급하곤 한다. 그냥 개별이 편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개인이 소지한 모바일을 토대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핸드폰으로 촬영을 가르치고 모바일에서 편집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당연히 개인적인 편차가 심하고 연령에 따른 이해도에도 차이가 극명하다.

디지털 환경과 모바일에 익숙하고 게임에 능한 세대는 촬영이나 편집에서 하나를 가르치면 벌써 2~3개를

응용하고 다른 기능들도 금방 찾아낸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작은 모니터에 집중해서 정교한 편집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촬영은 일상적으로 핸드폰을 가지고 하는 행위이기에 편차가 없다고 해도 편집에 들어가면 어려움이 시작된다.

촬영한 파일을 불러오고 편집 라인에 올리고 자르고 붙이고 자막 효과를 넣어보고 음악도 넣고 최종본을 추출하기까지 진도 나가는데 인내와 시간이 요구된다. 하나하나 잘 따라오는지를 살피며 차근차근 진도를 나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다. 충분한 강의 시간 구성과 커다란 모니터가 구비된 시설에서 마주할 수만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뇌리를 스친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힘든 시간이다.


무엇을 제작할 것인가? (기획)

구민을 대상으로 영상제작을 가르칠 때면 수강생들이 목적하는 바에 따라 팀 구성이 이루어진다.

마을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들은 명소를 소개하는 홍보영상 제작을 위해 팀을 이룬다. 다른 팀은 마을의 숙원 사업을 뉴스 형식으로 제작하고 싶어 한다. 또 다른 팀은 지역에 있는 작은 도서관들을 담아서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렇게 목적이 뚜렷해지면 이를 영상으로 구현해낼 구성을 고민할 수 있다. 전체적인 구성이 잡히면 이를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촬영을 고민하는 시점이다.

맹아적인 문제의식일지라도 사회적 담론을 담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반면 팀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엔 대체로 개별 작업으로 진행된다.

소재는 자기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나 개인의 여행 또는 취미나 음식 등의 소소한 삶을 담아내는 것이다.

개개인의 작업이라 모바일로 찍고 모바일에서 편집하거나 노트북이 있는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서 영상을 완성한다.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클 수밖에 없고 이야기의 내용도 일상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촬영장비는 무엇으로? (카메라)

영상제작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당장 필요한 도구들이 있다. 최소한 캠코더와 편집장비가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갖춰진 미디어센터에서 강의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걱정할 일이 없다.

실내에서는 컴퓨터에 이어진 빔이나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서 영상을 본다. 촬영법을 배울 때에는 캠코더나 DSLR을 직접 조작하며 실습을 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촬영한 데이터를 바로 실습실 컴퓨터를 통해서 편집을 익히면 된다. 랩실 컴퓨터에는 ‘파이널 컷’이나 ‘프리미어’가 설치되어 있어서 통일된 툴로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모든 환경이 완벽한 상황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카메라나 캠코더를 임대해서 사용할 수만 있어도 수강생들에게는 행운이다. 대체로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다. 실은 캠코더를 이용해서 촬영법을 배워야 트라이포트에 세워도 보고 와이어리스 마이크도 사용해 보는데 모바일을 사용하게 되면 트라이와 오디오 쪽은 신경을 덜 쓰게 마련이다.


(현장 촬영 실습)

실내에서의 촬영 실습은 먼저 인물을 세워두고 풀샷부터 미디엄숏 타이트샷까지 카메라의 거리와 앵글 등을 바꿔가며 몸소 움직이며 사이즈를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이때 인물의 헤드롬과 룩스페이스 등을 유지하며

촬영하고 카메라의 앵글에 따른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느끼게 된다.

야외 촬영 실습이 중요한 것은 햇빛의 광량에 따라 역광을 피해서 찍는 법과, 필터를 조절하는 법, 카메라의 무빙과 씬을 나누고 인서트 컷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하다. 현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전문가들이 어떻게 사물을 포착하고 접근해서 담아내는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실습 시간이 더 많다면 영화의 인상적인 씬을 그대로 카피해서 동일하게 촬영해보는 실습을 한다.

장면을 나눠서 똑같이 촬영해보면 편집을 고려한 촬영 과정을 잘 이해하게 된다.


무엇으로 편집하나?(편집 툴)

편집장비가 세팅되어 있는 미디어센터라면 컴퓨터 기반의 전문가용 편집 툴을 가르칠 수가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정품으로 세팅한 동일한 편집 툴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개인이 노트북에 프로그램을 깔아놓은 사람이라도 있다면 강의할 때 그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가르친다. 대체로 ‘파이널 컷’이나 ‘프리미어’이고 이것이 아니더라도 편집의 기본은 같은 것이라 설명은 가능하다.

불행히도 아무런 툴이 없다면 모바일을 토대로 하는 편집 프로그램을 가르칠 수밖에 없다. 대체로 ‘키네마스터’를 사용해서 설명하게 되는데 작은 모바일 안에서 편집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무래도 정교함이 떨어진다.


수강 대상에 따른 다른 느낌

수강대상이 젊을수록 모바일에 기반한 개념에 익숙하다. 청년과 초중고 학생들에게 모바일 기반의 강의를 진행하는 것과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했을 때 이해도에 차이가 있다. 아무튼, 습득이 빠른 수강생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설명해주는 방식이 전체적인 수업 만족도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강의하는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진도를 나가느라 개별에 집중하는 데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지혜로운 줄타기가 필요해 보인다. 편집에 돌입하면 개인적 편차가 심해져서 포기하거나 수업의 만족도가 낮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고 뒤처진 사람만 붙들고 1:1에 몰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말이다.


상이한 그룹을 다양한 상황에서 교육하다 보니 한 번은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수강생들의 열의는 고용복지지원센터의 젊은이들을 따라갈 만한 그룹이 없었다. 배움에 굶주린 이글거리는 눈빛을 가진 아프리카의 청년들을 논외로 한다면 말이다. 영상을 제작해야만 하는 목적이 명확해서 눈에 불을 켜는 단체들은 열의와는 달리 카메라와 편집장비가 뒷받침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쉽고 안타까웠다.

기능적으로는 빠르게 습득하는 젊은 세대들은 브이로그를 만들어내는 재능이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내는 확장성으로 발전해 가기를 염원케 한다.

영상제작의 과정은 기획, 촬영, 편집의 유기적인 연계에 있다.

기획이 튼튼해야 하고 촬영이 정교해야 하며 편집에 섬세함을 담아야 한다.

그 어느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그런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며 서로 배우는 시간으로 가져가고 싶다.

다음에 만나게 될 인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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