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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배움의 궁합이란 게 존재할까?

영상제작 강의 6주 차를 지나며

by 준구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의 보람은 일취월장하는 학습자들의 자라남이 아닐까 싶다.


하나를 얘기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적용해보고 터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여간 반갑고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여러 가지를 알려주지만 핵심적인 것 하나를

건지지 못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사람마다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피차 인내를 더 요할 뿐이지만 이런 경우 교육시간의 제한이 아쉽다.

이상적인 영상제작시설을 갖춘 곳에서 강의를 하게 되면 마음이 참 가볍다. 바로 장비 지원이 가능해서 카메라를 들고 찍어 보고 편집실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통한 실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북구미디어지원센터의 편집실은 프리미어로 세팅되어 있다.

컴퓨터 장비가 새로 업데이트되어 모니터와 편집기의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깔끔한지, 한마디로 관리가 잘 된 모습이다. 요즘같이 더운 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편집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사실, 수강자들이 자기의 실력을 높이려면 자기 자신이 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 제일 좋다.

카메라가 있다면 언제나 만져보고 이렇게 저렇게 촬영을 해보면서 장비를 손에 익히면 자기만의 노하우가

금방 생겨난다. 편집 장비까지 갖추고 있다면 촬영한 데이터를 집이나 카페에서 자유롭게 편집해보는 것이 가능하니 실력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실습실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편집이란 것이 자르고 붙이고 제거하면서 앞뒤로 배치를 모색하는 사유의 양과도 땔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이널 컷이나 프리미어는 상품을 구입하거나 월정액을 지불하며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에 선듯 주머니를 여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전거 타기나 운전연수는 많이 해봐야만 자신감이 붙는 것이 사실이라, 시간과 돈을 투여하지 않고는 소기의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이것도 미디어센터를 이용하면서 생각하는 고민인 것이고, 아무것도 마련되어있지 않은 공간에서의

배움이라면 핸드폰의 카메라와 편집 앱을 사용하면 된다.

물론 앱의 한계상 디테일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아쉬운 데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이만한 도구도 없는 듯하다.


야외 촬영 실습
프리미어 편집 실습



강좌를 개설하면 수강자의 강의료 지불 여부와 충성도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


주최 측이 강사료를 마련해서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수강생을 모집한 경우 수강생은 금전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8차 시의 수업이라고 예를 들었을 때 수강생이 초심을 유지하면서 수업을 마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차피 돈을 지불하지 않은 강좌이기 때문에 다른 일이 생기거나 겹치면 강의를 우선순위로 유지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배움에 대한 동기부여가 아주 강력한 사람이라면 예외적이겠지만.


수강생이 비용을 지불해서 강사료를 마련하는 경우는 어떨까?

시간당 일정 정도의 강의료를 수강생이 지불하는 구조라면 수업에 대한 충성도와 출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강의를 듣는 사람이 시간을 돈으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더 출결상황에 주의를 기울인다.

다른 약속이 겹치거나 중복되면 수업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를 조절한다. 수업이 공짜가 아니라 자신이 돈을 지불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돈 얼마를 지불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로 환원할 수 있다.

공짜인 수업 내용은 내가 원하면 유튜브 등을 통해서 언제라도 얻을 수 있는 지식이라고 여기게 되고

돈이 투여된 강의는 현장에 출석해서 얻어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의를 개설하는 주최들의 고민은 이러한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주최 측이 강사료를 마련해서 강의를 공급하려니 수강생들의 충실도가 떨어지고

수강료를 받아서 강의를 진행하려니 비용 때문에 등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서 안타까워한다.

'주최 측이 일부를 부담하고 수강자도 비용을 지불하는 편이 비교적 최상의 방편은 아닐는지.'


마태복음 6:21 네 물질이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열정이 있는 강사가 학습욕에 불타는 수강생을 만나는 것만큼 신나는 장이 또 어디에 있을까?

독서모임이나 학습 동아리, 스포츠 클럽, 영상제작 강좌 등 그 모임의 명칭과는 상관없이 마음과 열정이 모인 곳에서는 환상의 하모니가 연출된다.


좋은 분을 모셔서 배우고 싶은데 돈은 없고 수강생의 열정은 높은데 주머니가 비어있다면,

그럼 재력을 가진 분이 의미 있는 일에 기꺼이 돈을 사용하고, 열정 있는 분은 열심히 배워서 공동체를 위해

열매를 환원하면 서로가 선순환되는 것이 아닐까?


풀뿌리 민주주의의 활동가를 키우고 자라게 해서 강화하고 다른 기관과 연대하는 것은 힘겹지만 가치 있는 여정일 것이라 믿는다. 세련된 영상 메시지는 강력한 힘을 전달하는 매력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어렵더라도 8주 차까지 완주하시라 격려 드리면서, 강의보다는 사람을 남기는 시간이 되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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