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20여 년 이상 방송제작을 소명으로 여기며 기독교 관련 영상물을 만들었던 선후배 동료들이 의기투합해서 모였다. 현직에서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후배들에게 더 나은 방송환경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여러 차례의 모임을 갖고 단체의 이름과 회칙을 정하며, 12월의 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유익한 자료가 되기 위해 논문의 형식을 갖추려니 내용을 정리하는 데 다소의 어려움이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인 최종 결과물을 12월 1일에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1회 한국기독영상미디어학회 학술대회 “포스트 팬데믹, 기독 영상 콘텐츠의 제작과 활용”이라는 주제 하에 3명의 피디와 작가 조명감독의 발표가 이어졌다. 각 15분씩의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 2시간가량의 프로그램이었다.
아름다운 예배 영상을 위한 영상 사역자로서의 제언
기독교 영상 제작에서 작가의 역할
신앙인을 위한 영상 제작 교육의 세팅과 내용 구성
효과적인 예배 영상 조명에 대한 이해
변화하는 시대의 영상 활용을 통한 목회 전략
의미 있는 시도였고 알찬 내용이라 이곳에서 PDF자료집 내용을 올린다.
개인적으로는 르완다로 떠나기 전의 중요한 결실이라 더 의미가 깊다.
나의 발표 내용만 앞뒤로 추려서 올린다.
1. 교회에서 영상 제작 교육이 필요한 이유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사람 간의 접촉이 제한되고 이를 대체하는 비대면과 영상의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학교와 교회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확대와 유튜브 송출로 오프라인의 모임을 대체하는 상황이다. 이같이 영상물의 활용이 높아가는 시기에 영상 제작의 능력을 갖추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이며 동시에 디지털 시대의 필요충족 요건이다.
실제로 각 교회마다 예배 실황을 카메라로 중계해서 실시간 유튜브로 송출하는 시스템을 갖추느라 애쓰는 실정이다. 장비를 갖추는 것에도 재정이 소요되지만, 시스템을 운용하는 데에도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주일학교와 중고 청년부는 기존에 제작된 영상물을 신앙교육에 활용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설교용 영상을 제작해서 사용하는 곳도 늘었다. 단순히 카메라를 세워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에서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영상의 퀄리티가 천차만별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미디어 환경을 빠르게 변화시켰고 모바일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었고 속도는 더욱 빨라졌으며 정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별이 없을 정도로 접근이 자유로워졌다.
중세의 리터러시가 성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칭한 것이며 극소수의 학자와 성직자들만이 이를 독점했다면 이제는 모두의 손에 성경책이 들 리운 것 같은 상황이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극소수의 성직자들만 가지고 있던 성경을 모든 이의 손에 쥐어준 결과를 가져왔다면, 모바일이야말로 소비자의 위치에 있었던 시청자들을 메시지의 생산이 가능한
길을 열어 놓았다. 개인의 손에는 4k와 8K 퀄리티를 장착한 핸드폰이 쥐어 있고 가정에는 컴퓨터가 널려있다. 언제든지 바로 SNS에 올릴 수가 있고 맘만 먹으면 조금 더 정교한 편집을 거쳐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할 수도 있다.
미디어의 기본인 읽기 쓰기를 기반으로 하는 텍스트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소리와 이미지 영상 등이 추가적으로 발전하며 주된 미디어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리터러시 교육에는 읽고 쓰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오늘날에는 문자와 소리 이미지 동영상이 혼합된 디지털 리터러시를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신뢰할 만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능력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표현하는 것까지를 말하는데 이제는 글을 넘어 영상 제작으로 나아가며, 일상을 담아낸 영상을 브이로그나 짧은 틱톡의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누구나가 자유롭게 영상물을 생산해 내는 때에,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며 창조와 타락과 회복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신앙의 관점에서 매체를 분석하고 메시지를 생산해 내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요청되는 때이다.
2. 교회 내 영상 제작 강좌 개설 및 커리큘럼
3. 강좌에서 다루는 내용
4. 글을 맺으며
규모가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영상을 제작하고 관리하며 활용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한마디로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없으니 보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시급한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당장 영상을 활용해야 하는 교역자나 방송 운영자들을 훈련해서 방송 중계도 하고 필요한 영상을 제작해 보지만 완성도 면에서 늘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글도 써봐야 늘고 영상도 많이 만들어봐야 멋진 작품이 나온다. 하물며 그냥 영상도 아닌 영성이 담긴 작품을 만들 때에는 얼마나 큰 공력이 들어갈 것인가?
이에 대한 개인적인 답은 청년층에게 투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교회의 중추를 담당할 미래세대와 청년들 그리고 중장년층을 교육하고 훈련해서 장학금도 주고 영성과 제작 스킬을 두루 섭렵한 일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개교회의 노력뿐만 아니라 범 교단적인 투자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잘 갈린 칼을 쓰는 것은 요리하는 사람에게 큰 기쁨이다. 누군가는 예리한 칼날이 위협적이지 않느냐고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그 칼을 쥔 사람이 강도나 도둑이 아닌 이상 그것은 지극히 효용이 높은 도구일 것이다. 요리사의 손에 들린 칼을 거쳐서 만들어진 음식이 가족과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니 말이다. 그리스도의 가치와 시선으로 만들어내는 따스하고 알찬 한 끼의 양식을 떠올려본다.
음식을 정성껏 빚고 함께 나누는 모습엔 숭고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 건강한 맛과 풍미를 교회가 만들어 사회에 흘려보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향기롭고 그윽함 가득한 세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