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이 완성된다는 것
가깝게 지내는 외가 사촌이 있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어린 나를 돌봐주시기도 했던 외삼촌 댁.
얼마 전 그 집의 첫째인 사촌 언니가 결혼한 지 6년 만에 아기를 낳았다.
또 둘째인 사촌 오빠는 결혼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한 가정이 비로소 대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늘어난 식구만큼 풍성해지고 다채로운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도 외삼촌과 외숙모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장난치고 놀던 언니와 오빠가 어엿하게 가정을 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지난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각자 자신들만의 가정을 꾸리고 사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이젠 언니도 오빠도, 그리고 나도 마냥 어리지는 않을 만큼 세월이 지났다는 게 실감이 났다.
한 가정이 만들어지고 식구가 늘어나는 일을 옆에서 바라보는데
나에게도 그들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기쁜 일, 힘든 일, 즐거운 일, 슬픈 일이 정말 많겠지만
항상 서로에게 의지하며 험난한 세상 잘 헤쳐나가기를.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가족에 대한 표현이 인상 깊어 이곳에도 슬며시 남겨본다.
'가족이라는 건 하늘의 무게를 함께 버티는 사이 같다.
무너질 것 같은 하늘도 같이 어깨동무하고 천장 받치듯 서 있으면 어떻게든 봉합은 되었다.
하늘 아래 유일한 서로를 책임지는 사이.'
-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김수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