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사는 것
금요일 저녁, 여유로운 시간에 기분이 내키는 대로 영화를 보러 갔다.
리뷰가 좋길래 궁금했는데 마침 동생이 보고 왔다면서 추천을 해줬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4개 에피소드 중 '재희'라는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소위 말하는 미친 x와 게이가 주인공이다.
<영화 소개글 중 일부>
서로가 이상형일 수는 없지만 오직 둘만 이해할 수 있는 모먼트가 있다는 것을.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하고, 재희와 흥수는 사랑도 인생도 나답게!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하는데...
사회적인 시선에서 이 둘은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상한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는 건지, 비싼 월세도 아낄 겸 둘은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20대부터 30대로 이어지는 이 둘의 서사를 보며 ‘우정'을 넘어서 진정으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
겉으론 아닌 척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신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둘의 관계가 비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인 것 같았고,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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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평범한 게 제일 좋은 거라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묻어가는 게 편한 거라고 이야기한다.
원래 내 모습을 꽁꽁 숨기고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살아가는 게 무난한 삶의 방식일 수도 있으나,
내가 나인 걸 감추고 살면 그것만큼 갑갑하고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냥 내가 나여도 괜찮다고, 그리고 그걸 존중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자신에게 조금 더 솔직하게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