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

by EK

얼마 전 외사촌언니의 아들, 조카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정말 소중한 존재일 텐데,

결혼 후 6년 만에 얻은 첫 아이라는 점에서

언니와 형부에겐 특히 이번 돌잔치가 참 감격스러웠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언니는 돌잔치가 시작되고

조카가 태어난 1년 동안의 시간을 담은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언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눈물이 핑 돌았다.


조카가 태어나고 1년 동안 틈틈이 자라온 모습을 지켜봐서 그런지,

난 자식은 없지만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의미가 정말 남다른 것이라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오고 있었다.




한때 내 인생에서 자존감이 정말 많이 떨어졌을 시기가 있었다.


내 머릿속을 지배하던 건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다'는 거였다.


내가 살면서 뭐 하나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랑받을만한 이유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하등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름의 성장을 하다 보니

떨어졌던 자존감은 조금씩 올라왔지만

그 과정 동안 스스로를 자꾸만 미워했던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참 힘들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조카의 돌잔치에서

비로소 '인간의 존재 가치'라는 것을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됐다.


조카는 아직 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이지만,

태어났다는 그 자체만으로 언니와 형부, 그리고 양가 가족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큰 기쁨과 행복감을 선물해주고 있다.


나도 엄마, 아빠에게 그런 존재였을 거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잘하지 않아도, 예쁘고 잘나지 않아도,

그냥 나라는 자체만으로 사랑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거였다.




힘들었던 시절 가끔씩 찾아보던 영상 하나를 함께 담아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존감이 떨어져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길 바란다.


하니 눈물의 고백 "엄마가 힘든 시절 매일 손편지 써주셨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201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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