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나는 흔히 말하는 '인생 노잼 시기'를 겪고 있다.
날이 더워서 그런 걸까, 하고 있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걸까.
평일엔 어떻게 해서든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끝마쳐야 하니까) 집에 돌아오면
꼭 해야 하는 루틴(샤워, 내일 입을 옷 고르기 등)을 또 어떻게 해서든 하고
스르륵 잠에 든다.
일주일간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마치고 나서 찾아오는 금요일 저녁에는 그야말로 방전.
내일부터 쉴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어져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졸리고,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상태가 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토요일이라 참 행복해야 하는데,
오전에 어쩌다가 우연히 본 클라이언트 카톡(내가 했던 일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뉘앙스였다)을 보고
기분이 또 잡쳐버렸다.
하... 인생 노잼 시기인데 내 일상을 더 노잼으로 만든다.
일이 아니어도 개인적으로 해야 할 것도 많아서 더 늘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럴 땐 몸을 움직이라고 하는데 날이 더우니 여행은 물론이고 외출도 쉽지 않다.
재밌는 유튜브도 찾아보고,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글도 써보고, 책도 읽고, 맛있는 것도 먹고,
혼자서 내 기분을 환기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나름대로 사부작거리며 해보고는 있는데
영 마땅치가 않다.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과 겨울에는 특히 나의 노잼 시기가 유독 길어지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이 인생 노잼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닌데도 늘 불쑥 찾아올 때마다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내 고민을 동생에게 말했더니, 동생은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이런 조언을 해줬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쉬고 싶기도 한데 그 둘을 다 하려고 해서 힘든 거야.
할 거면 확실하게 일이라고 생각하고 하고, 그게 아니면 그냥 아예 하지 마.
맞다.
하고 싶은 건 많고 자기 계발도 하고 싶은데, 또 주말엔 쉬고 싶으니
이 둘을 같이 다 하고 싶은데 그건 욕심이었다.
어차피 할 거면 화끈하게 하고 하고 싶지 않다면 아예 맘 놓고 쉬는 게 나은 거였다.
사실 어쩌면 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내 욕심이 커서
이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어 흐린 눈을 만든 거였을지도...
오늘 하루도 계획했던 3가지 일이 있었는데 사실 저녁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그중에서 한 가지만 해놓은 상태다.
어차피 할 거면 지금 빨리 하고 맘 편하게 쉬자.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