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 2를 보고
평일 휴무에 인사이드아웃2를 조조로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다 보고 눈물이 날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메말랐는지 크게 내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했다. 이전에 읽었던 영화 후기에서 본 것처럼
새로운 캐릭터들이 다채롭고 생동감있게 표현되었다. 참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집에 있는 전기밥솥에 밥을 소분해 냉동실에 얼려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영화 보고 난 후 그냥 카페에 가서 휴식시간을 가질까 고민하다가
불안이가 빼꼼 모습을 나타냈다. 밥이 상하면? 쉬면? 부패하면? 다 버려?
영화관과 집이 걸어서 얼마 안걸렸기 때문에 조금 돌아가자 라는 마음으로 다시 집에 갔다.
가는 길에 저녁에 사면 반찬가게가 문이 닫아 못 살 것 같던 진미채와 멸치볶음도 구매했다.
밥을 소분하고, 냉장고에 반찬을 정리하고 이전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서관에 향했다.
도서관에 가서 의미없는 웹서핑을 하다, 웹툰을 보다 또 불현듯 답답해진 마음을 발견했다.
또 생산적인 시간을 갖고자 애쓰는지, 쉬고있는 나를 허용하지 않는 것인지,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닐 지 살펴봤다. 쉬어도 돼. 괜찮아. 쉬는 날이잖아.
불안이랑 욕심쟁이는 어쩌면 비슷한 애일 수도 있겠다 싶다. 맞지?
어린이 도서관 서가에 가서 다양한 마음과 관련된 그림책을 살펴봤다.
완벽하고 싶어서, 잘해내고 싶어서, 실수하기 싫어서, 한 번에 짠 하고 해결하고 싶어서
그랬구나. 욕심과 불안은 짝꿍이다. 오늘 본 영화는 나에게 시원한 물 한잔 마시고
의미없는 웹서핑도, 재밌는 웹툰도 실컷봐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악몽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만 나열하지 말고 그저 살아있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도 맘껏 탐구하라고
너가 웹서핑과 웹툰을 좋아하면 얼마든지 자유시간에 해도 좋다고
그럼에도 마음이 자꾸 불편하고 뭐라도 해야되겠다는 기분이 들면?
선심 써서 이렇게 브런치 한편 뚝딱 써내면 되지 뭐. 글로 내 마음을 해소하면 되지 뭐.
후~ 하~ 심호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어찌나 좋은지~
글을 쓰기 직전 오래전 직장에서 알게된 맘씨 좋으신 분의 전화연락이 왔다.
살짝 마음 약한 소리도 하고, 일상적이지만 꽤나 힘이 센 안부인사도
서로 주고 받고 좋다.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마음들을 품어주자.
별 내용 없는 것 같아서 다 지워버릴까? 고민하다가도 뭐 어때.
한 편 뚝딱, 해소의 글이다 이말이야! 인사이드아웃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