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6
카페를 2달 정도 운영해 오면서 매일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어쩔 땐 친해지려고 애써 말도 걸어보기도 하면서 사람들 틈새로 스며들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 그래도 그냥 관찰자의 입장이 가장 재미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가면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내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그저 혼자만의 상상이며 혼자만의 이야기지만 혹여 그것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더래도 그것조차 맞춰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혼자 오해도 했다가 섭섭해했다가 또다시 오면 반갑기 도하고 사람들 각각의 사연들을 들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낼 때도 있다. 내가 이런 생활을 하게 되다니.... 이런 상황들은 감히 상상도 못 했던 부분이다. 그저 작은 동네 카페를 인수했고 매일 나와서 지내다 보니 나 자신이 변해가는걸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다르고 새롭게 다가온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 길고 지루하긴 하지만 나에게는 그 시간조차도 아직은 나쁘지 않다. 경쟁업체도 생기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많겠지만 여전히 태그커피를 찾아주시고 커피가 맛있다고 말해주시고 진심으로 매출을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진심이 너무 감사하고 하나하나 소중하다. 10명이 떠나고 1-2명이 남는다고 해도 나는 태그커피에 오시는 분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고 어쩌면 더 질 좋은 서비스로 보답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은 하루 10만 원을 겨우 넘기고 있지만 오늘은 잠시 북적거리는 카페를 보고 장사가 잘돼서 다행이라고 말해주시는 손님도 계셨다. 매출이 좋지는 않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이런 날도 있어야죠~"하며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대꾸했다.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카페가 잘되길 바라는 진심이 느껴졌고 그런 마음으로 보니 잠시 손님이 북적이기만 해도 잘되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매출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진짜 내 단골들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 매출에 얽매이지만 않는다면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월세와 전기세, 각종 공과금, 원두값과 제법 쏠쏠하게 나가는 소모품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는 없다. 장사가 그렇게 쉽고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나 자신의 만족과는 별개로 가게는 흥망성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래도 그것은 오롯이 내 몫이고 내 책임일 것이다. 이번주 내내 매출은 너무 아니었지만 그저 이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분명 매출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살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으며 심적으로 평온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면 사람들이 믿을까? 가끔 온갖 걱정에 휩싸일 때도 있지만 그 정도 걱정거리도 없다면 너무 완벽한 것 아니겠는가? 아직은 말주변도 없어서 겉돌기도 많이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스며드는 법을 나이 40 중반에 들어서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좋다. 포기했던 부분을 결국은 해내게 되는구나,,, 결국은 하게 되는구나,,, 새삼 깨닫고 있다. 집에서 뒹굴거리면서도 어쩌면 내면 깊숙한 어디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서의 이런 생활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미숙한 나에게 긴 시간의 연륜이 주어지고 이제야 겨우 세상밖으로 나와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주변머리가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기분 이런 느낌들이 싫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