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2023.12.07

by 아일랜드

결국 태그커피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일단은 연말 할인을 명목으로 아메리카노 1샷은 1500원, 2샷은 2000원으로 이벤트 형식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12월 들어서 태그커피에는 하루 10명의 손님도 찾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것도 거의 단골분들과 동네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겨울이고 날씨가 추워진 것을 핑계 삼아도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월세 내기도 빠듯해질게 뻔해 보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으며 여기저기 생겨나는 대형카페들과 토리나무 같은 가맹점 커피가 틈새를 파고든 동네카페는 그리 호락허락하지 않았다. 바로 옆에 생긴다는 고깃집은 2층에 카페를 끼고 들어선다고 이미 동네에 소문이 파다하다. 우아한 카페 여주인 행세를 하고 살기엔 세상은 치열하고 냉정하며 다들 각자의 인생을 살기도 벅차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도 없어 보였다. 나 또한 세상 한가운데서 혼자 허덕이면서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분이 들었다. 바로 옆에 싼 가맹점 커피를 두고 태그커피를 찾아와 주시는 단골분들에게 미안함이 커져가고 무엇인가 자꾸 더 챙겨드리게 되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커피가격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스스로 합당한 이유가 필요했는데 결국은 매출이 최저점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조정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진작 가격을 낮추고 가맹점에 대비했다면 이렇게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태그커피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다. 결국 매출에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이것 또한 나의 노력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려나 모르겠다. 누군가 알아주는 사람이 없더래도 나는 태그커피를 지켜나가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볼 것이다. 손님이 없는 카페는 온기를 잃어가고 기운을 잃어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기는 나 스스로 너무 힘들 것 같다. 손님들이 와서 온기를 만들고 활기를 되찾기를 바란다. 모두가 따뜻한 연말이 되었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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