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비가 오다가 흐리다가 비가 쏟아지다가 먹구름 가득하다가 이런 날들의 연속이다. 태그에서의 장마기간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지난 토요일 태그커피의 양도양수 계약을 마쳤고 내가 가져갈 물건을 하나둘 정리하고 있다. 카페를 약간 수리할 예정이라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하고 수리할 부분이나 오래되어 낡은 부분을 말해주려면 그 부분도 미리 체크를 해두어야 할 것 같다. 대물림가구 김사장님은 아침저녁으로 방문해서 얼굴도장을 찍고 가신다. 안 쓰는 텀블러를 하나 드렸더니 주야장천 그 텀블러를 한 손에 쥐고 다니는 모습이다. 백사장님은 요즘 카페에 잘 나타나지 않으시고 가끔 깡통에서 배달을 시키거나 다른 일행들이랑 잠깐씩 들르는 게 다다. 매일 와서 1시간씩은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가시던 분이 이젠 그런 느긋함으로 카페를 찾아주시지 않는 것이 약간은 섭섭하기도 하다. 그래도 가장 자주 와주시던 최고의 단골이셨는데 내가 그만둔다는 말이 그분에게도 조금 섭섭하긴 했을 것이다. 정이 든 만큼 그 정을 떼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태그에서의 시간이,,,,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모두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그분들이 보는 모습은 나의 극히 일부분일 테지만 나쁜 면보다는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한다. 작은 것에 감사하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알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그런 삶을 사시길 바란다. 모두모두 감사하고 고맙고 존경스럽다. 내가 두구동에 온 것이 마치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 마냥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했던 태그커피의 1년이라고 단연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다시 두구동에 발길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카페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낸 시간이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다시 현실의 내 자리로 돌아가서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 장담하건대 많이 달라질 것이며 더 많이 성장할 것이며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며 지내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을 배운 1년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