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2월 28일 최종 선정 메일이 왔다.
나와 함께 준비했던 파트너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우리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최정 선정됐어!!"
"아 그래? 알았어."
생각보다 담담했다.
2달 동안 준비했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과였는데 그날따라 별다른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고,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그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카톡방을 통해서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최정 선정되었음을 알렸고, 엄마 아빠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제야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스멀스멀 느껴졌다.
1년간 최대 5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법인 설립, 디자인 자문, 컨설팅 등 다양한 멘토링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 동안은 자본금이 부족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업은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본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인맥도 필요하고, 방법론을 알려줄 수 있는 멘토도 필요하다.
특히 청년 창업자에게는 부족한 것투성이다.
의지와 아이디어만으로 뚫지 못하는 벽 같은 것이 느껴진 적이 많은데, 이러한 정책사업을 통해서 그 벽을 넘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 듯하다.
그리고 아마 혼자였으면 이렇게까지 끌고 오기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각자의 영역을 각자가 책임지고 결과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
최종 선정은 끝이 아니라 다른 시작이다.
이제 정말 우리가 시뮬레이션 돌리고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야 하는 출발점이 서게 되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제조사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고,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물건을 만들어내 보고자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지속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제품
동물을 도살하지 않는 제품
가치로운 메시지를 담은 제품
생각했던 그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던한 애를 써야겠지만,
그 길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기꺼이 오늘도 애를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