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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Feb 04. 2020

7. 어? 남대리?? 남대리 아니에요?

20  엄마에게 있었던 일이다.

엄마는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시다가,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서 보건소로 이직하셨다. 그때 보건소에 다니시면서 공인중개 공부를 하시고, 공인중개사가 되셨다.  

 

엄마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는 바로 부동산에 취업을 하셔서 실장으로 일하셨다. 그때 남대리가  부동산에 찾아왔다.

 

그때의 남대리는 돈이 여유롭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수밖에. 마음에 드는 집은 가격이  맞고, 가격이 맞는 집은 마음에 안 들고... 

 

그때 '대리'라고 해봐야 나이가 30 초중반일 테고, 부모님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30 초중반에 집을 매매하기 위한 돈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남대리는 이 집 저 집 계속해서 보기만 했고  달 동안 엄마는 계속 집을 보여주었다. 이 집은 이게 맘에 안 들고,  이 집은.. 이게  맞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도 살짝 지쳤갔지만, 어떻게든 좋은 집을 찾아주려고 발품도 많이 파시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한다.

 

집에 대한 브리핑도 많이 하고 많은 집을 함께 보러 다녔지만, 남대리는 결국 집을 사지  하고 그렇게 고민만 하고 결정하지 못했다.

 

엄마도 조금은 아쉬웠지만, 떠나는 손님을 어찌 잡을  있으랴.  

 

"실장님, 많이 도와주셨는데 정말 죄송해요. 아직 저에게 맞는 집을  찾은  같아요. 다음에 제가 집을   무조건 실장님 찾아올게요. 정말 죄송하고 감사해요"

 

 말을 남기고 남대리는 돌아서서 부동산 밖으로 나갔다.

 

그때 엄마는 이미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할 준비를 병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대리가 떠난 일주일 , 근처에 부동산을 개업하셨다.

그리고 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띠리리링~~~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소형 평수 아파트를 찾고 있는데, OO 아파트 매물 나온 거 있나요??"

"???? 남대리????? 남대리 아니에요???????"

"????????????? 실장님???????? 실장님이세요??"

 

서로가 물음표인 상황이었다. 남대리는 엄마가 개업한 것을 알고, 전화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단지 새로 오픈한 부동산이라고 생각을 하고 전화를  것이었다.

 

"?? 남대리? 다음에  나한테 온다고 하더니 진짜 왔네요ㅎㅎㅎㅎ?"

 

서로가 민망한 상황…. 엄마에게  오겠다던 남대리는 다른 부동산에 전화를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에 엄마가 새로 개업한 부동산이었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남대리는 말을 이었다.

 

"... 죄송해요. 사실 저는 저번에 실장님............ 아니 아니 이제 사장님이시죠. 사장님 너무 고생만 시켜드리고 아파트 사지도 않아서 죄송한 마음에 선뜻  부동산으로 전화를  드렸어요. 그런데 이렇게 인연이 다시 이어지네요 ㅎㅎ"

 

결국 며칠 , 남대리는 엄마 부동산에서 아파트를 매매했다.

남대리에게는 생의  아파트였고 굉장히 만족해했다. 엄마도 물론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값진 ‘양타’ 손님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 좋으셨다고 한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재밌다. 피하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만났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만약에 남대리가 엄마가 일했던 부동산으로 다시 전화를 했다면, 그곳에는 이미 엄마가 없고, 다른 실장님이 받으셨을 텐데… 그랬으면 남대리와 엄마의 인연은 그걸로 끝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얘기를 엄마에게 전화로 들었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은 인연이라도 막대하면 안 되겠구나.’

 

회사에서, 모임에서, 취미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싫은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마음이  든다고 해서,   사람 취급하면 안 된다. 피하려고 해도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예측할  없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있는 가장 최선을 다할 수밖에… 그러면 다음에 누구를 어디서 만나든 악연이 아니라, 반가운 인사를 나눌  있는 사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  남대리님,  지내시나요? 엄마가 궁금하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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