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를 시작하면서 나는 쉽게 상호명을 정했다. 한 한시간쯤 고민해서 지었던것 같다. 내가 상호명을 정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것은 아마도 단어의 의미이고 그 의미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느냐였다.
나는 여성의류를 팔기로 하면서 상호명을 클로셋이라고 정했다.
내 스토어가 당신의 옷장이 되어주겠다.... 뭐 그런 포부로 시작했다.
(지금 당장은 뭐 잘 팔리는 스토어가 아니지만, 앞으로 커갈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ㅎ)
그리고 친구도 스토어를 열기 위해서 며칠동안 상호명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서칭도 해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다른 스토어의 이름도 살펴보면서 다양한 단어들을 조합해 보고 있었다.
상호명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카톡이 왔다.
어떤 알지 못하는 프랑스어였다.
"이 단어 마음에 들어!"
"그 단어를 아는 사람이 없잖아."
"몰라도 되지 않나?!"
"그냥 단어의 어감이 좋아서? 그런거라면 상관없지”
“어감이랑 뜻이 좋아서?! 뭔가 다양한 것들을 팔기에 구애를 받지 않는 느낌의 이름을 원했는데 흔하지도 않고 검색해봐도 없어서! 괜찮은 것 같아. 발음도 쉽고!”
“나는 별 감흥은 없지만 너가 좋다면 난 좋은 것 같아!”
그 단어의 뜻은 좋았다. 그리고 그 단어의 뜻은 스토어에 설명을 해두면 사람들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단어가 프랑스어이기 때문에 불어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단어를 보자마자는 의미를 전달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그 단어를 아는 사람이거나,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그 단어는 그냥 발음이 예쁜 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친구는 그 단어가 좋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해봤다.
‘아…. 이 친구와 나의 취향과 성격이 다르구나. 그리고 그 특성은 상호명을 지을 때도 나타나는구나. 아니, 상호명을 지을 때 뿐만 아니라, 모든 결정을 내릴 때 영향을 미치겠지?’
친구는 예쁜 사진을 잘 담고, SNS도 잘 활용한다. 호흡이 짮지만 감각적인 글을 잘 생산해낸다.
나는 사진이나 영상보다 글이나 메시지에 더 집중한다. 나는 SNS보다 조금 더 긴 호흡의 스토리를 좋아한다. 나는 영화를 볼 때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좋아하고, 사람의 심리에 집중한 영화를 좋아한다.
친구는 감각적이면서도 신중했다. 상호명을 며칠동안 고민하는 걸 보면서 알았다. 생각해보면 친구는 본인이 그런 사람이라는 걸 몇 번이나 말했다. 신중하고, 안전한 길을 가고 편안하게 사는 걸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는 보수적이면서도 충동적이다. 나는 상호명을 1시간만에 짓고 일주일동안 30개의 상품을 등록했다.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막 밀어붙인다. 그리고 또 다른 사업 아이템의 논리에 설득되면 막 파고든다. 추진력은 있지만, 지속성은 부족한 편이다.
친구와 상호명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샤워를 하면서 그런 생각했다. 샤워를 하면서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에 귀결되었다.
‘아, 그녀와 내가 가진 가치관, 취향, 성격이 다르구나… 그리고 이 성격은 앞으로 내가 내릴 선택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텐데 그럼 내가 내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