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주기가 있잖아요.
요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친구가 있다.
예쁘고 다재다능한 친구라서 내가 항상 부러워한다.
그런데 요즘 그 친구가 취업으로 인해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 하나 없었던 친구는 심리적인 압박과 부담이 몸으로 찾아왔다.
그 친구의 예쁜 머리에 원형탈모가 생겼다.
친구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있는데 머리는 더디게 났다.
나도 대학원 다닐 때 원형탈모가 생긴 적이 있어서 그 충격을 잘 이해한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라는 생각을 나도 한참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달쯤 있다가는 친구의 얼굴에 대상포진으로 인해서 수포가 올라왔다.
친구는 씩씩하게 웃어 보이며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안쓰러웠다.
친구의 직무는 포지션이 그렇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회사들은 고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아마 더 답답하고 힘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는 여러 가지 일이 한 번에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퇴사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안정
심리적인 압박으로 면역력 저하
그로 인한 원형탈모와 대상포진
나는 친구를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2019 부의 대절벽
책의 저자인 해리 덴트는 인구구조와 소비 흐름의 변화에 기반을 둔 경제전망과 투자전략 분야에서는 최고의 권위자이다.
이 책의 요는 모든 버블에는 주기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해가 떠오르고, 밤에 해가 지는 것처럼
1년이 4계절의 주기가 있는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세기 동안 39년마다 최고점에 도달한 것처럼
작가는 주기적으로 경제적 붕괴가 일어나고, 시장이 조정되고 2016년 후반까지 시장이 버틴다면
다음 붕괴는 2019년 후반과 2020년 초반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는 소름이 돋았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상황이다. 국가들은 비상체제를 취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중심은 미국은 봉쇄정책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변수가 있긴 했지만, 저자의 주기에 대한 이론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주식시장은 붕괴되었고, 끝없이 추락한 오일값은 마이너스를 찍고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경제에도 이러한 주기가 있는데, 한 사람의 인생에도 주기가 있는 게 아닐까?
정점을 찍을 때도 있고, 최저점을 찍을 때가 있는 게 아닐까?
지금은 그 친구에게는 최저점을 찍는 시기일지라도, 다시 상승하는 그래프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바닥 없는 추락을 한다고 느낄 때, 왜 내 인생은 이렇게 안 풀리지 라고 느낄 때.
이게 인생의 주기라고…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 거스를 수 없는 주기라면… 올라갈 때까지 버티면서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무력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올라갈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지금의 상황을 너무 자책하는 것보다는 한 발자국 멀리서 조금은 확장된 관점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개인의 주기는 다를 수 있다.
변동폭도 다를테고, 간격과 길이도 다를 수 있다.
포인트는 반드시 내려가는 구간이 있으면 올라가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연애사업도, 하는 일도 신나는 날보다는 실망하고 답답한 날들이 이어졌다. TV만 틀면 매일 죽음, 질병, 경제 붕괴 얘기만 들려온다.
풀리지 않는 답답함이 가슴을 조여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하향선의 주기의 시점이라고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왜냐하면 주기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향 곡선이라면 반듯이 상향곡선을 그리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야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