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팬이었던 사람들은 최근 개봉한 《도리를 찾아서》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11년 만에 나온 속편은 전작의 귀여운 ‘니모’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포스터 없이 니모, 도리 만으로는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니모는 흰동가리, 도리는 블루탱. 이들은 다름 아닌 물고기이다. 니모를 찾아서가 처음 나오고 한때 흰동가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었다. 그러나 찾아보면 알겠지만, 가정에서 키우기엔 꽤나 까다로운 종이다. (나는 2001년이 아닌 개봉하고 한 참 뒤에야 이 영화를 보았는데, 보자마자 흰동가리를 입양해 왔다가 수온조절의 실패로 하늘로 보내고 말았다.)
니모를 찾아서는 니모의 아빠인 말린이 인간에게 잡혀간 니모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니모를 찾아 나서면서 떠돌이 물고기 도리를 만나게 된다. 도리, 물고기 치고는 캐릭터가 세다. 단기 기억 상실증 물고기라니...도리의 첫인사에 아마 나처럼 어이가 없어서 웃은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새끼 물고기들이 태어나길 기다리며 단란한 한때를 보내던 말린은 다른 물고기의 공격을 받고 부인과 알들을 모두 잃고 만다. 그중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상처 입은 알. 이 알에서 한쪽 지느러미가 짧은 니모가 태어난다. 말린은 예전에 겪은 사건과 니모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 때문에 바다에 살지만 바다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호기심 가득한 니모는 떠있는 배를 보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가다가 스킨스쿠버를 하던 인간에게 잡히게 된다. 1편에서 도리는 두려움이 많은 말린을 변화시킨다. 아마 도리가 없었다면 니모를 찾아 먼 바다로 떠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모든 사건을 겪으며 말린과 도리는 치과에 있는 어항 안에 갇혀 있는 니모를 찾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재회하게 된다.
실컷 고생 고생해서 아들 니모를 찾았더니, 이번엔 도리가 사라졌다. 도리는 우연히 어릴 적 기억이 조금씩 떠올라 자신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때부터 가족을 찾기 위해 다시 바다를 떠돈다. 어릴 적 도리의 이야기와 현재 도리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과거 아기물고기 도리 모습은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니모 부자는 그런 도리를 찾아 나선다. 전작과 같이 말린과 니모, 도리가 바다를 헤매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물고기들을 만나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가오리 떼가 부르는 노래는 도리를 찾아서가 사실은 ‘고향을 찾아서 내지는 뿌리를 찾아서’ 떠나는 도리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해 준다. 내가 맛있게 구워 먹던(?) 오징어의 입이 사실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포식자의 입이 되어 나오는 장면에선 사뭇 섬뜩했다. 그리고 니모를 찾기 위해 도와주던 조력자인 거북이 무리를 또 만나 도움을 받아 다시 호주 바다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리가 바다 생물연구소에 붙잡혀 갔다는 것을 알게 된 말린과 니모는 그녀를(도리는 여기서 암컷) 찾기 위해 바다 새의 도움을 받아 연구소 안으로 침투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도리는 바다 생물연구소에서 우연히 7발이 달린 문어 ‘행크’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이 계시는 대해양수족관으로 향하게 된다. 1편에서 조력자가 도리였다면 2편 조력자는 츤데레(‘겉은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이란 뜻의 신조어) 같은 행크다. 그곳으로 향하면서 도리는 어릴 적 친구 고래 ‘데스티니’를 만난다. 전작에서 도리가 고래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의문이 여기서 풀렸다. 이렇게 곳곳에 깨알같이 숨어있는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니모와 도리의 팬들에게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바다에 상처가 있는 행크는 남은 삶을 수족관에서 보내길 바라지만, 도리를 만나고 그녀의 도움으로 다시 바다에 돌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수족관으로 돌아가는 트럭을 돌리기 위해 행크가 운전하는 장면은 상상을 초월한다. 베스트 드라이버(?) 행크가 운전하는 트럭이 돌아와 바다에 빠지면서 모든 물고기가 해방되는 순간! 배경음악으로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울려 퍼진다. 도리는 부모님을 만났을까? 뻔한 스토리이지만 감동이 있다. 가족과 도리가 어떻게 재회하게 되는지는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살짝 눈시울이 붉어질지도.
두 영화를 함께 살펴보자니, 내용이 좀 늘어졌다. 사실 니모를 찾아서 후속 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뭐야? 물고기판 《테이큰》이야?”였다. 억지가 아니다. 니모를 찾아 그리고 도리를 찾아 바닷속을 헤집고 다니는 주인공은 니암 리슨 뺨친다. 물고기가 고래뱃속에서 탈출하고 상어를 물리치는 장면을 보라. 이 두 영화 사이의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가족애’이다. 액션과 애니메이션, 장르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가족을 찾아 나서는 플롯 자체는 유사하다.
혹시라도 후속 편이 또 나온다면 《행크를 찾아서》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마지막으로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정보. 흰동가리(말린 과 니모)는 사실 성전환이 되는 물고기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