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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 Aug 30. 2018

딸을 찾아 나선 아빠의 온라인 활극

아니쉬 차간티, <서치(Searching))>

<서치>는 실종된 딸 마고를 찾는 아버지 데이빗의 이야기다. 데이빗은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노트북을 활용해 마고의 이메일과 주소록, SNS 등을 샅샅이 뒤져 단서를 찾는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PC와 모바일 같은 디지털 기기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는 영화 형식을 고수한다. 즉 모큐멘터리 또는 파운드 푸티지처럼 일정한 영화적 틀 안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인데,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집요함이 돋보인다.    


불가피하게 주인공의 집밖 동선을 드러내야 할 때에도 CCTV나 유튜브, 실시간 뉴스 중계 등 다양한 플랫폼을 동원한다. 이런 식으로 인물들을 특정 매체 안에 가둬놓고 움직이게 하는 강박적인 설정이 깔려 있다.    


파운드 푸티지 류의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에서는 왜 그러한 설정이 전제돼야 하는지 당위적인 이유 같은 건 없다. 그저 최근 트렌드에 영민하게 반응해 내놓은 아이디어와 감독의 독특한 영상 감각이 결합된 결과물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이 영화의 형식이 굉장히 새롭다는 식의 리뷰도 많이 보이는데 앞서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라는 비슷한 형식의 호러 영화가 있었다. 제작자(티무르 베크맘베토프)도 같은 두 영화의 차이라면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주인공의 노트북 화면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나 <서치>는 비교적 다양한 플랫폼을 오간다는 것쯤 되겠다.    


SNS상의 존재와 불안, 소통 등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는 방식도 영화 형식에 잘 부합된다. 각본은 평이하나 스릴러라는 장르 문법에 충실한 편이다. 설명조의 결말부는 다소 아쉽지만 현대적 감각으로 마고의 자취를 뒤쫓는 데이빗의 탐색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맥북과 아이폰의 연동성을 이보다 더 탁월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 영화를 보면서 맥의 인터페이스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갖고 싶다. 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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