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평 Mar 20. 2023

가치관

전문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찰

미래가 존재하는 한 인간은 시간 속에서 불완전하다. 그리고 불완전은 언제나 충족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인간에게 있어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충족 욕구에 대응하는, 본능적이며 본질적인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의 가치와 관련하여 미래를 알고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만들었다.


감정평가 이론가치는 '대상 물건이 장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합한 것'을 의미한다. 즉, 가치란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도구다. 리고 그런 가치를 다루는 전문가가 감정평가사다.


한편 감정평가사는 대상물건이 창출할 장래의 경제적 효익을 예측하는 전문가지만 예언가는 아니다. 왜냐하면 예언가와는 달리 감정평가사는 자신의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감정평가사가 선언한 가치는 우리 사회에서 실질적인 힘을 갖는다. 왜냐하면 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라는 기법이 충분히 훌륭하며, 신뢰성 있는 기법이기 때문이다.


감정평가는 보통 원가방식, 비교방식, 수익방식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특히 부동산에 있어, 비교방식에 의한 가치 평가가 일반적인데, 비교방식에서는 과거 거래의 결과값인 가격이 어느 정도나 장래를 향하여 가치로 인정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감정평가사들은 각자 '가격을 얼마나 가치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갖는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가격을 가치로 인정할 때 두 가지의 기준을 갖고 판단한다. 첫번째 기준은 '회수 가능성'이다. 우선 가격으로 지불된 금액이 대상 물건에서 어느정도나 회수 가능한지를 따져본다. 보수적 관점에서 가격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기준은 '추가적 경제 효익 창출 가능성'이다. 가격으로 지불된 금액이 전액 회수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후 대상 물건이 추가적인 경제 효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를 따져본다.


한편, 감정평가 이론은 복잡하고, 정교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하며, 일면 단순하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다. 따라서 감정평가사는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인정하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분석과 해석을 병행한다. 그리고 분석이란 사실에서 사실을 이끌어 내는 귀납 논리적 행위며, 해석이란 사실에서 실현가능성 높은 현상을 도출하는 연역 논리적 행위라고 정의하자. 이런 관점은 감정평가사들이 같은 물건에 다른 가치 결론을 선언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감정평가사 개개인마다 분석과 해석을 어느정도 비율로 섞을 것인지에 따라 다른 가치를 도출해 내기 때문이다. 즉,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듯이 감정평가사도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


따라서 필자의 가치관 역시 다른 감정평가사들과 다르며, 개별적이자 고유한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가치관에서 가치란 '가능가치'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가치가 가능가치인가? 앞서 가치 평가란 미래에 대한 예측을 수반한다고 전제했다. 한편, 미래에 대한 예측과 관련하여 이런 유명한 말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러한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필자에게 감정평가란 단순히 어느 한 시점에서의 미래 예측에서 그치지 않고, 감정평가를 통한 가치 선언 이후에도 꾸준히 감정평가의 의뢰인에게 첨언하여 부동산의 최유효이용을 유도하고, 가치선언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선언한 가치의 실현을 돕는 행위를 포함하는 능동적인 이다. 그것이 필자가 가진 감정평가사로서의 가치관이며, 감정평가사의 직업윤리이며 감정평가사가 선언한 가치에 대한 책임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필자가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작가의 이전글 착한 주택, 착한 가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