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구조시간, 강의의 시작은 언제나 철근콘크리트 예찬으로 시작한다. 철과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가 같기 때문에 여름에도, 겨울에도 철근과 콘크리트는 분리되지 않고 '철근콘크리트'로 남을 수 있다. 즉, 철과 콘크리트는 시너지가 있다.
그리고 철근콘크리트 뿐 아니라,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부동산도 시너지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체계는 주로 토지와 건물로 이원화 되어있다. 하지만 토지와 건물이 아닌 집합건물이라는 유형의 부동산도 존재한다. 이 집합건물이 바로 토지와 건물이 시너지를 낸 결과물이다. 따라서 집합건물은 토지에 대한 권리(대지권)와 건물에 대한 권리가 결합되어 있으며, 감정평가 시 단순히 토지와 건물의 가치 합이 아닌, 토지와 건물의 일괄평가로 시너지까지 고려하여 가치를 산정한다.
그리고 집합건물 뿐 아니라 수익성 복합부동산(집합건물이 아닌 토지와 건물로 구성된 부동산)도 일종의 시너지를 갖는다. 예컨대, 2022년 평가된 모 물류창고는 토지와 건물의 개별 가치가 각각 150억과 450억으로 평가되었는데 그 일괄 가치는 1200억으로 평가되었다. 150억 더하기 450억이 1200억이라니, 누군가는 "토지 150억, 건물 450억, 600억이 1200억이 된다면, 물류창고를 안 만들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물음은 언제 태도를 바꿀지 모르는 시장이라는 추상적 실체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부동산에서의 시너지는 언제 태도를 바꿀지 모르는 시장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그리고 시장의 위험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통찰을 믿은 누군가만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시장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경시하면, 수익성 부동산은 원가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
한편, 감정평가에서 부동산의 시너지 기여논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다. 부동산의 시너지를 토지와 건물로 배분하는 것이 가능한지부터, 가능하다면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조차 수수께끼다.
현재 가장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건물원가차감법인데, 이는 복합부동산 가치에서 원가법으로 평가한 건물 가치를 차감하여 복합부동산의 시너지를 토지에 일괄배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준조차 수익성 건물에 시너지가 배분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너지는 감정평가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건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