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활짝 열린 사람들,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그들은 친구들이 하는 일을 판단 없이 바라보고 그들의 헌신과 용기를 칭송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도 발전할 수 있음을 안다
<아처, 파울로 코엘료>
“오늘오늘님, 너무 반가워요”
“매달 줌으로 만났는데 실제로 보니까 정말 신기해요!”
환하게 웃고 있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부등 켜 안고 기뻐했다. 25년 지기 베프를 만나는 것보다 더 신나고 반가웠다.
1년 동안 북클럽 ‘체인지미’ 멤버들과 온라인에서 소통하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모였다.
첫 만남이지만 무척 친근하고 편안했다. 너무나 반가웠던 탓일까, 주책맞게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이 조금 났다.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서로의 근황, 힘든 점, 생각들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내내 기분이 좋았다. 물론 온라인으로 소통하다가 오프라인 세상에서 만난 점도 있다. 하지만,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한없이 부정적이며 미래의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이 감정들이 생긴 이유가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MKYU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입학하면서 북클럽에도 가입을 했다.
예전에 독서 모임을 참여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두렵고 손에 땀이 났다. 나에게 발언권이 생길 때 심장이 두근거렸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말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 내가 말할 때 상대방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나의 단점을 내보이기 싫어서 꼼꼼하게 책을 읽고 토론 주제 맞춰 대본을 쓰고 발표 연습을 했다. 모임에서 내 의견을 완성도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답답해했다. 인사평가를 받는 것처럼 나 스스로를 혹독하게 만들었고, 부담감은 계속 나를 짓눌렀다. 결국 책을 다 읽고 준비를 다해도 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날이 더 많다.
재미있게도 이 모임을 참여하게 되면서 나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리더님과 멤버들의 말 한마디 덕분에.
‘우리는 아나운서가 아니에요~ 말을 잘할 필요가 없어요’
‘잘 오셨어요! 보고 싶었어요~ 책을 다 읽지 못해도 함께 얼굴 보는 게 더 좋아요’
‘함께 성장하는 우리. 서로서로에게 기버(Giver)가 되어주고 아낌없이 나눠주고 공유하는 우리 식구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덕분입니다.
그제야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를 잘 보이려고 포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과 있는 그대로 ‘나’를 보며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기력이 찾아올 때 결과물에 대한 칭찬이 아닌 내가 해온 과정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었다.
1년 동안 나의 성장이 타인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걸 무척 즐겨하고 응원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실수 하는 게 편해지고 부담감 없이 자신 있게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모습을 가질 수 있었다.
매번 피해 다니던 독서 모임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격주마다 모임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분들은 나에게 기쁨과 힘듦, 장점과 결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동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