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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Feb 06. 2019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2010)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인빅터스>를 기획할 당시, 그는 남아프리카로 날아가 이 영화의 모델이자 에피소드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넬슨 만델라', '마디바(존경하는 어른)'를 만나서 캐스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넬슨 만델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말했다. "이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배우는 지구 상에서 단 한 사람뿐입니다. 그건 바로 '모건 프리먼'이죠."

<인빅터스>는 라틴어로 '무적', '불굴'을 의미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대통령으로 선출된 넬슨 만델라(모건 프리먼)가 자국 팀의 주장인 프랑소와 피에나르(맷 데이먼)와 함께 화합하여, 스포츠를 통해 남아공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당시 남아공 럭비팀인 '스프링복스'는 모두 백인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만델라의 대통령 선출 이후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터질듯한 긴장감을 안고 시한폭탄과 같은 취급을 당하고 있는 이 스프링복스 팀원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건 만델라였다. 애초에 그를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던 프랑소와는, 점차적으로 만델라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더 나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만델라의 조언대로 럭비, 남아공 전 국민을 위한 스포츠에 힘 쏟는다. 만델라는 이 모든 과정에 있어 분노보다 용서, 증오보다 악수로 자국민들을 보듬어 안는다.

그 과정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프랑소와가 만델라가 아주 오랫동안 수감되었던 감옥을 방문하며, 만델라의 정신적인 힘이 되었던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Invictus'를 듣는 장면이다. 프랑소와는 감옥을 방문하면서 감옥의 넓이, 길이, 그리고 감옥에서 보이는 바깥의 풍경 등을 차례로 바라보며 만델라가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가늠한다. 그리고 감옥 내 구석에 놓인 의자에, 수감 시절의 만델라가 앉아 'Invictus'를 읊는다. 맷 데이먼의 굳은 표정과 모건 프리먼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짧은, 2분 남짓의 장면은 <인빅터스>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기억된다. 다음은 만델라가 읽었던,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이 되기도 했던 헨리의 시 'Invictus'다.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억누를 수 없는 내 영혼에
신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라도 감사한다.

잔인한 환경의 마수에서
난 움츠리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내려치는 위험 속에서
내 머리는 피투성이지만 굽히지 않았다.

분노와 눈물의 이 땅을 넘어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하다.
그리고 오랜 재앙의 세월이 흘러도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문이 얼마나 좁은지
아무리 많은 형벌이 날 기다릴지라도 중요치 않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


https://youtu.be/FozhZHuAc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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