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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Oct 05. 2019

<미드소마> 감독판 단상


이번 주 지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오고 나면 더 이상 <미드 소마:감독판>을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무리해서 <조커>와 같은 날 보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루에 두 시간이 넘는 영화를 한 번에 몰아 본다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이 따른다. 아무튼 이로 인해 <미드소마> 관람은 결국 네 번째.

 <미드소마:감독판>은 <미드소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애초에 감독판이 재개봉한다고 할 때 그만큼 수위가 올라가길 바랐으나 그런 것이 없다고 할 때부터 시들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영화적으로 많이 바뀌어 있을까 궁금해서 보았다. 큰 서사는 바뀐 것이 없고 그저 자잘한 것들만 바뀌었다. 조금 추가되거나 첨가된 것이 있다면  영화의 마지막에 대니(플로렌스 퓨)가 그런 표정을 짓게 되기까지 좀 더 자세하게 동기를 얹어주는 격이랄까.

서울을 제외하고 상영되는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드소마:감독판>만큼은 구태여 시간을 내어 볼 영화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 같은 다회차 관객에게 한정된 것으로 첫 영화를 지난여름에 보고,  <미드소마:감독판>을 두 번째 관람의 초석으로 다지는 관객에게는 완벽할 것 같다. 어쨌든 나는 <미드소마>를 일로나 취향으로나 N차 관람을 하긴 했지만, 이쯤 되니 늘어지거나 지루하게 다가오는 장면들이 있어 이 이상으로 <미드소마>를 재관람할 것 같지는 않다.

삭제된 장면들은 <미드소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밤 장면이 하나 있고, 이것이 나중에 어떻게 이어지는가에 대해서 잠시 나오긴 하지만  <미드소마:감독판>은 전반적으로 아쉽다. 서플먼트로 DVD에 딸려 있었다면 아주 좋았을 텐데, 이것만 따로 뜯어 재관람하기엔 좀 시간이 아깝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DVD로 발매할 계획은 없다니, 정 궁금하신 분들은 삭제 장면을 위해 재관람을 하셔도 좋겠다. 서사적으로 크게 움직여지거나 보태지는 건 없지만, <미드소마>의 마지막 장면은 언제나 그 많은 시간을 감내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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