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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22. 2019

마틴 스콜세지 신작, <아이리시맨>


요 근래 좋아하는 감독들의 영화가 연달아 개봉해서, 특히나 더 심혈을 기울여 개봉하자마자 보리라 벼르며 극장을 찾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야 마음이 편안하기에, 어쩔 수 없다 싶다.


사실 마틴 스콜세지는 호불호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이제는 마스터피스인 감독이고, 개인적으로 스콜세지 영화를 꽤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해오긴 했지만(누가 그러지 않겠는지!) 최근엔 딱 '스콜세지' 내음이 나는 그의 연출 영화가 조금 줄었다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나의 뒤통수를 때리듯 <아이리시맨>이 개봉했다. 넷플릭스에는 11월 27일에 공개되며 그보다 일주일 먼저 한국에서 개봉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겠지만 넷플릭스보다 먼저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참고를 붙인다. 어느 환경이나 비슷하겠지만 <아이리시맨>은 좀 다르다. 분량도 길고, 화면으로 봐야 좀 깊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아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모니터로 보고의 차이랄까. 세 시간이 넘는 영화이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고 상영관도 많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올해의 마지막으로라도 챙겨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다.


세 명의 주연이 모두 발군의 연기를(말해 무엇 하랴만) 보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조 페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 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실시간으로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영화라 다소 차가웠고,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별로 붙일 말이 없다. 얼마 전에 농담 삼아 스콜세지 영화는 9시간짜리여도 앉은 자리에서 지켜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아이리시맨>을 보니 내가 던진 농담이 실제로도 가능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들이었다. 


말이 필요 없다. 더 붙일 말도 없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느껴지는 씁쓸함까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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