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좋아하는, 좋았던 장면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어 스틸컷을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는다. 딱 그 장면만 스틸컷이 없다. 영화를 보며 초반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후반부부터는 그 눅진한 슬픔과 잔잔한 따듯함에 마음을 빼앗겨 정신없이 울었다.
돌이켜보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두 사람이 만나는 바로 그 부분.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런 방식으로 보여줄지 몰랐다. 아니, 그렇게 만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은 채 영화 밖의 사람들에게 던져줄 줄 몰랐다. 두 배우의 힘이기도 했을 것이고, 장소의 특이성도 있을 것이고. 그 모든 것들이 유려하게 연결됨이 몹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