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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Dec 24. 2019

2019년 올해의 넷플릭스 결산 베스트 10

대상은 2019년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앞서 2019년 개봉작 베스트를 점검했는데, 넷플릭스 영화와 상당수가 겹치지만 대부분 극장에서 보았으므로 이쪽 결산에서는 삭제했습니다. 넷플릭스+개봉 영화 베스트로 잡는다면 단연 넷플릭스 영화들이 압도적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재방영되었거나 등록된 영화, 드라마들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일례로 <7월 4일생>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영화들이 올해 말에 다수 재등록되었습니다. 모두 삭제했고, TVN이나 KBS 등을 통해 동시에 본 한국 드라마도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10. <원데이 앳어 타임> 시즌 3 (One Day at a Time)


시즌 1부터 꾸준히 보아 오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의 비타민 같은 존재. 시즌 4의 제작이 취소되었고 더 이상 이 시리즈를 볼 수 없다는 절망이 앞섰지만 소니 픽쳐스에서 추가로 제작한다고 하니 어떻게든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이민자들의 삶과 더불어 미국 정권과 정부를 전면 비판하는, 게다가 'PC함'으로 점철된 유쾌한 이야기를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 모든 인물들이 너무 소중한 드라마.


9. <클라우스> (Klaus)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딱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면 좋을 영화로, '산타 클로스'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 공개 첫 4주 동안 3천만 명이 시청했다는데, 초반의 명성을 딛고 선택했던 영화로 눈물 콧물 다 빼가며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겨울왕국>보다 이쪽이 더 내 취향.


8. <그들이 우리를 바라볼 때> (When They See Us)


1989년 '센트럴 파크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이 13년 뒤 무죄임이 밝혀져 논란이 된 미국의 인종차별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드라마. 주연부터 조연까지 전부 아우르는 연기 연출이 일품이고, 이와 비슷한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판단해야 하나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 캐서린 비글로우의 영화 <디트로이트>와 비교해보면 좋다.


7. <러시아 인형처럼> (Russian Doll)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니키 역할을 맡은 나타샤 리온이 주연을 맡아 흥미를 가지고 지켜봤던 드라마. 루프 장르 드라마로, 이쪽 장르에서는 제법 현실적인 연출을 자랑한다. 짧고 가볍게 볼 수 있어 금방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나타샤 리온의 주연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6. <피의 시인> (Bard of Blood)


빌랄 시디끄의 스파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인도 드라마로, 꼴까타 출신 감독 리우 다스굽타가 연출을 맡았다. 인도 드라마인 <델리 크라임>과 순위를 좀 고민한 작품으로, 인도 드라마의 강세가 여전히 2020년에도 이어지길 바라며 즐겁게 보았다. 배경이 내가 오랜 시간 머문 발루치스탄 근방으로 되어 있어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는데, 일단 스파이/스릴러 물로 굉장히 몰입도 있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인도/파키스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 <멜로가 체질>


천우희, 안재홍 주축의 멜로드라마. 모든 장면과 모든 에피소드와 모든 대사들이 너무나 내 취향인 드라마로, 올해 본 한국 드라마 중 베스트였다. 이전에 방영했을 때는 별생각 없어 챙겨보지 못했다가 넷플릭스에 들어오고 나서야 보게 되었는데, 순식간에 시즌을 마치고 삶의 낙을 잃은 듯 발을 동동 굴렀다(...). 가볍게 볼 수도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에피소드들이 적절히 배치해있어서 좋았던 드라마.


4. <레일라> (Leila)


<레일라>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 들여다본 지 좀 되어 작년에 방영했는지 올해 방영했는지 좀 헷갈렸다. 이제는 '거장' 반열에 올려도 좋을 인도 감독 디파 메타의 연출작으로,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약간 흔한 설정이어도 배경이 인도라 그에 기반된 장점이 있다. 독재자로 인해 타지마할이 붕괴되고 간디가 지워지며 물과 공기가 통제되는 '아리아바르타'에서 샬리니가 생존하는 이야기다. 인도영화나 드라마에 흔히 보이는 춤과 노래도 없고 건조하고 어두운 세계로 일관되는 흐름이 아주 좋다. 현재 인도에 남아있는 혈통과 계급 사회가 SF적으로 묘사되어 흥미롭고, 특히 계급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로케이션이 잘 이용되고 있어 만족도도 높았다. '탈 발리우드'의 교본이 될 듯.


3. <블랙썸머> 시즌 1 (Black summer)


원래는 'Z nation'에 기반하여 제작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Z nation'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공표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서 잘된(!) 좀비물. 사실 디스토피아+좀비물은 굉장히 흔하디 흔한데, 이 흔한 설정을 이렇게 맛깔나고 재밌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예상외로 너무 재밌었고, 적당히 잔인하면서도 하드코어한 설정들과 드라마의 경계를 너무 엇나가지도 않은 채 흘러가는 연출이 좋았다. 무엇보다 한국인 주연 배우 '크리스틴 리'가 영어를 쓰지 않고 한국어로 하는 대화를 시종일관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


2.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시즌 2 (Star Trek: Discovery)


<스타트렉>의 오랜 팬으로 묵혀두고 있던 <스타트렉:디스커버리>를 최근에야 몰아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잠을 잘 수 없어 약 며칠 가량을 피곤한 상태로 보냈다. 한 편이 짧은 편도 아니도 시즌 1, 2를 몰아봤는데도 며칠 내에 정주행 완료할 수 있었다면, 이 시즌의 재미를 가늠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계속 미뤄두었던 이유는 넥플릭스 기반의 <스타트렉>이 어떤 방식으로 짜일지 신뢰가 별로 가지 않아서인데, 그동안 미뤄둔 것을 후회할 정도로 아주 재미있었다. <스타트렉: 디스커버리>의 시즌 2에서는 특히나 2020년으로 넘어가는 현재의 시점에서 이런 변화와, 이런 주제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며 TOS시절의 기반을 잇는 역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레키의 1인으로 <스타트렉>에 관해 정말 할 말이 많은데, 국내에는 거의 팬이 전무하고 내 또래 혹은 그 아래 세대들은 아예 모르는 드라마이니 답답한 마음에 내년도에 <스타트렉>에 대해 모 잡지에 정면으로 다뤄볼까 한다. <스타트렉>의 영화 제작자들이여, 제발 <디스커버리>를 한 번이라도 보고 진행해주길.


1. <믿을 수 없는 이야기> (Unbelievable)


시즌의 중간에 다다라 '이 드라마는 올해의 넷플릭스다!'라고 지난 9월 경 생각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생각을 바꾼 적 없는, 올해의 넷플릭스 드라마.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유전>과 <나이브스 아웃>의 토니 콜렛과 <로 앤 오더>나 <버드맨> 등에 출연한 메릿 웨버(국내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음) 두 배우가 형사 역할로 나오며, 잘못된 사건을 바로잡아 범인을 검거하는 내용의 드라마다. 형사로서 성범죄 사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관한 윤리 의식과 더불어 남자들이 망쳐버린 세상을 여성들이 옳은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플로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올해의 듀엣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연기가 좋았다. 불특정 다수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여전히 좋아하는 드라마.


그밖에 언급하고 싶은 것은 <아이리시맨>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방영된 <아이리시맨을 말하다>가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고, <오늘의 게스트, 데이비드 레터맨 쇼: 샤룩 칸>은 샤룩 칸의 팬으로서 아주 재밌게 즐겨봤다. <스타 트랙: 디스커버리>를 다 본 후에 <비하인드 디스커버리>를 챙겨봤고, 그 밖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2019년에 공개된 것 중엔 최근에 <위쳐>를 봤지만 2, 3화 보다가 별로 재미도 흥미도 없어 그만두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도 챙겨봤지만 이전 시즌만큼 흥미를 느끼진 못했고, <굿 플레이스>도 남은 정으로 챙겨보는 마음을 다해 마지막을 종료했다.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 중 좋았던 것은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인데, 좋았다기보다 인상적이었고 몇몇 사람들에겐 트라우마를 낳을 수도 있겠다 싶어 따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스티븐 킹 원작의 <높은 풀 속에서> 또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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