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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l 24.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나의 아저씨>


보고 싶은 목록에 저장만 해두고 있다가 얼마 전에야 보게 되었다. TVN에서 방영되었을 당시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고, 아이유가 등장하고 이선균이 주연해 주인공들의 실제 나이 차이와 제목 때문에 융단 폭격을 맞았던 것 같은데, 이 드라마를 방영 중에 챙겨보지 못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인지 아닌지 어쨌든 좀 저어하고 있다가 얼마 전에 한국 드라마가 보고 싶어 꺼내 보았다. <미생>, <시그널> 등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또 오해영>의 시나리오를 맡았던 박해영 작가의 작품이다.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만으로, 그리고 위에서 방금 말한 주인공들의 나이차 만으로 중년 남성에게 판타지를 심어줄 수 있는 서사로 읽힌다며 역겨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드라마 자체에서 이런 논쟁의 중점이 되는 부분들은 없었다. 딱 한 장면에서 스킨십이 일어나긴 하지만, 스킨십 자체가 망상을 심어주거나 '아저씨'들의 성적 판타지를 채워주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어 이것을 드라마의 잘못된 낙인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는 두 주인공의 감정을 아주 건조하게 나열하는 것이 무척 좋았는데, '사랑'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내는 서사를 완전히 버리고, 모종의 연인 관계를 억지로 보여주지도 않는 결말이 좋았다.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이선균의 목소리 톤이랄까... 아이유의 연기도 좋았으며,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조연 캐릭터들이 적재적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폭력의 수위에 있어 조심해야 할 부분을 조심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할 만하다. 드라마로서 지켜야 하는 윤리에 부합하지 못한 채 여성과 약자에 대한 폭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한국 드라마들이 여전히 많고, <부부의 세계>같이 그걸 전시하고 게임처럼 활용하는 좋지 않은 사례는 비판받아야 마땅한데, <나의 아저씨>에서는 앞서 말한 <부부의 세계> 정도는 아니지만 지적할 부분이 있었다. 데이트 폭력을 어느 정도 미화시키는 부분이랄지, 남자의 트라우마를 여자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 등, 특히나 극에 나오는 이지안의 할머니에 대한 젊은 남성의 폭력적 발언, 행위 등은 윤리적인 문제를 느껴 제작진이 좀 더 고심해야 했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뱀발로 <부부의 세계>를 본 후라면 이 드라마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는데... <부부의 세계> 등장인물과 겹치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의 세계>에서 천하의 개쌍놈으로 나오는 이태오 역할의 박해준 배우는 스님(...)으로 나온다. <부부의 세계>에서 또 하나의 개쌍놈을 연기했던 김영민 배우는 <나의 아저씨>에서도 불륜 전문 역할(...)의 도준영을 연기하고, 병원원장인 공지철 원장을 연기하던 정재성 배우는 상무이사로 등장한다. 특히 스님(...)의 이태오가 초반에 몰입이 잘 안 되어 신경이 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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