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디스클로저>

올해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영화, <디스클로저>. 

6월 19일에 전 세계 동시 공개된 다큐멘터리로, 수많은 미디어들 사이에서 잘못된 통념이 대를 이어 쌓이면 어떤 학습효과가 생기는지에 대해 관찰과 고찰을 트랜스젠더들의 목소리로 엮어낸 영화다. 비슷한 류의 다큐멘터리가 주로 트랜스젠더 여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디스클로저>는 트랜스젠더 여성뿐만 아니라, 어떤 미디어에서도 볼 수 없던 트랜스젠더 남성, 그리고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워쇼스키를 비롯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트랜스젠더 작가, 제작자, 배우, 평론가 들이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토로하고 그를 뒷받침해 주는 TV프로그램이나 영화들이 자료화면으로 삽입되는 구조가 매우 유려해 질리지 않고 끝까지 금세 완주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 문화가 트랜스젠더 문화에 끼친 커다란 영향을 톺아보는 동시에 그에서 떨어져 나온 곁가지 에피소드들, 이를테면 트랜스젠더 스스로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미디어를 통해 '트랜스젠더 되기'를 배우는데 그것부터가 잘못이었다는 말, 미디어에선 보이지 않는 트랜스 남성이 스스로의 존재는 매시간 부정당해 왔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모든 것들이 잘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아무 생각 없이 낄낄 거렸던 장면들, 인물들이 머릿속에서 여러 번 스쳐 지나가는데 <디스클로저>는 그런 지점 또한 놓치지 않고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가'를 명백히 짚어주고 있다. '왜 우스운가' '왜 사람들은 웃고 있는가' '저것이 왜 웃기다고 미화되는가' '왜 폭력을 당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진가라는 건 결국 <디스클로저> 같은 영화를 통해 평가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디스클로저>는 미국 주류 엔터테인먼트들이 어떻게 트랜스젠더의 이미지를 생산하여 확산 및 전파시키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막연하게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영화. 스스로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며 많은 공부가 되었다.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선 더 나은 것을 보아야 한다'는 말, 그 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