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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Sep 07.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


이번 주 추천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제공되는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아니지만 넷플릭스 단독 제공으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채널은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원래는 2020년 상반기에 개봉을 목표로 했다가 인도의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개봉을 연기하던 와중 넷플릭스와 계약하여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리게 된 영화다. 최근 인도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제법 올라오고 있는데 대체로 상반기 개봉을 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하지 못하여 스트리밍 플랫폼과 계약을 새로 하게 된 이유 때문이다.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은 원래 2020년 3월 개봉 예정이었으며, 다르마와 Zee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은 동명의 실존 인물 '군잔 삭세나'의 전기 영화다. 인도 역사상 최초로 전투에 투입된 공군 참전 여성 조종사 '군잔 삭세나'의 실제 이야기를 모토로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해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던 삭세나는 조종사를 향한 꿈을 공군으로 틀어 공군에 입대한다. 삭세나가 직접 군의 헬기를 조종하기까지의 역경을 그린 이야기로, 이를테면 <당갈>의 서사와 비슷한 편이다. 다만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은 춤과 노래가 적당히 버무려지고 때로는 어깨춤이 절로 나는 리듬이 있는 <당갈>보다 조금 더 건조하고 차분한 드라마 위주로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두 영화 모두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발판 삼아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당갈>과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은 모토로 한 인물들의 시기나 지역, 환경 등의 차이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당갈>이나 <마리콤>과 같은 비슷한 서사의 영화들과 다르게,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은 중상류층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포츠 종목과 비 스포츠 종목이라는 차이점도 물론 존재하기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 또한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인도영화 치고는 짧은 편(1시간 52분)이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물론 남녀 차별 사회 속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전투기를 조종하기까지의 내용은 그리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로 미화된 부분이 조금 있지만, 어쨌거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니 만큼, '군잔 삭세나'가 겪었을 고충을 영화를 보는 와중에 내내 생각하게 되는데, 그녀가 겪어야 했던 차별적 언어, 행동, 습관들을 상상하다 보면, 영화 후반부에 그야말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장면들이 나온다. 가볍고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고, 쓸데없는 동정서사나 연애서사들 없이 말 그대로 '드라마의 정석'처럼 볼 수 있는 웰메이드 극영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달하는 '카르길 전투'는 인도-파키스탄 국경 간의 전투로, 핵 보유국 사이에서 발생한 최초의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1999년 5월에 발발하여 약 3개월 정도의 접전을 보내고 인도군의 승리로 끝난 전투며, 카르길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파키스탄 군을 철수하고 인도가 다시 영토의 일부분을 가져온 전쟁으로, 전쟁의 자세한 정황이 특별하게 묘사되고 있지는 않지만 보통 인도-파키스탄 간의 전쟁을 다룬 영화들에서 범하는 역사 왜곡이나 부정적인 견해를 섞어 이야기하는 실수가 따로 없이 그냥 전시 상황 그대로를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았다.



<군잔 삭세나:더 카르길 걸>의 주인공인 '삭세나' 역은 20대 초반의 잔비 카푸르가 맡았다. 잔비 카푸르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인도의 발리우드 스타 '스리 데비'의 딸로 아직까지는 더 유명하다.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여주인공 원탑의 이런 영화를 연기하니 스리 데비의 모습이 제법 많이 보이는 것 같아 발리우드 팬으로는 더없이 반갑고, 신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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