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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Oct 19.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블랙핑크:세상을 밝혀라>


K-POP 스타 '블랙핑크'에 관한 다큐멘터리. 사실 나는 '블랙핑크'라는 그룹에 관해 별다른 관심이 없이 살아왔고, '블랙핑크'의 히트곡이 뭐냐 물어보면 한참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블랙핑크'에는 문외한이다. 들으면 "아, 그거!"하는 노래는 있지만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핑크:세상을 밝혀라>를 선택한 이유는 넷플릭스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을 때의 반응 때문이었다. 걸그룹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면 으레 학습했던 공중파의 짜치는 그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내심 시청을 고민했지만, 역시 '넷플릭스'이기에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제목이 그대로 보여주듯 '블랙핑크' 멤버들의 시작과 현재에 관한 이야기. 각자의 언어로 입혀진 개인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중간중간 그간 모아왔던 '블랙핑크'의 아카이빙 자료들이 공개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마 팬들이 봤다면 정말 만족스러웠을 것 같은데, '블랙핑크'를 전혀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유려한 서사와 구성, 연출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적으로 어떤 예술성이나 큰 성과를 자랑하지는 않고 그저 소소한 자서전 같은 영화. 걸그룹을 담으면 언제나 등장하는 단골서사인 가족, 눈물, 노출, 뭐 이런 것들이 전혀 없다. 멤버들이 다국적이다 보니 팬 인터뷰도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좋았다.


제작 자체를 넷플릭스에서 주관했기 때문에 '아이돌의 사생활' 같은 예능 주제로 보일 법한 현장감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지만, 너무 많은 예능에서 그것들을 보아왔고 적잖이 그런 흐름을 불쾌해하는 나에겐 적당히 건조하고 적당히 즐길 수 있는 다큐멘터리였다. '블랙핑크'라는 그룹의 인기와 그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 아이돌 인지도 조금 더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고 할까. 멤버들과 멤버들과 함께 작업하는 코워커들의 인터뷰가 교차되어, 좀 더 폭넓게 대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정보성 다큐멘터리라고 불러도 좋을 듯.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야 '블랙핑크'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보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의 어느 정도 목적은 나 같은 사람들을 통해 달성하지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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