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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16. 2020

이번 주 왓챠 추천작-<저결혼못하는게아니라안하는겁니다>


*브런치는 제목에 글자 수 제한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붙여쓰기를 했다. 원래 제목은 <저 결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오랜만의 왓챠 추천작. 최근 <한자와 나오키>를 보다가 뭔가 가볍고 스트레스 풀 겸 보기는 버거워, 더 통통 튀고 적당한 로맨스가 버무려져 있는 한드/일드를 찾다 발견했다. 나카타니 미키는 원래 알고 있던 배우라 익숙하기도 하고 말이다.


10화 정도 되고 러닝타임이 회당 그리 길지 않아 금세 볼 수 있는 일드 중 하나다. 2016년에 TBS에서 방영했었고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채널은 2020년 11월 기준 왓챠에서 가능하다. 직업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여의사 '타치바나'가, 결혼이라는 현실을 목전에 두고 한 음식점 주인에게 우연히 연애 코치를 받게 되는 이야기. 제목의 '저 결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는 이 주인공 타치바나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자 드라마 전체의 주요 대사기도 하다. 타치바나는 마음만 먹으면 결혼할 수 있지만 결혼이 도대체 왜 그리 중요한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마이웨이 인생을 걷는다. 부모와 주변의 등쌀에 떠밀려 몇 번 소개팅도 하고 미팅도 해보는 적절한 성의를 보이다가 우연치 않게 방문한 레스토랑 사장 '토쿠라'에게 쓴 소리를 듣고, 저 말을 그에게 소리질러 내뱉는다. "저, 결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고요!" 그 뒤로 타치바나의 첫사랑, 타치바나를 사모하는 몇 남자, 스쳐가는 사람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드라마의 목표는 '결혼'이지만, 결혼 자체가 드라마에서 크게 중요하게 작용하진 않는다(물론, 타치바나에겐 일단의 목표이자 다음 타겟이긴 하지만 말이다). 타치바나의 생활과 신념에 대해 들여다보는 재미가 무척 높다. 목표로 하는 소재가 있긴 하지만,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도 하고 커리어 우먼으로 겪어야 하는 다양한 고초들도 들어있어 적절히 공감도 된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주제를 가지고 흘려 보기 좋은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느낌. <저 결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라는 제목에 혹 했는데, 나카타니 미키의 미모와 연기력을 재확인하게 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결말은 좀 아쉽지만, 일본 드라마 특유의 아련함도 녹아 있다. 타치바나가 학창 시절을 추억하는 장면들에 깔리는 스피츠의 노래나 사잔 올스타즈의 노래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로맨스를 소재로 한 대부분의 일드만큼 너무 직설적인 대사를 뱉거나 너무 과도한 감정라인을 설정하는 등의 습관이 없어서 좋았다. 앞서 말했듯, 그냥저냥 적당히 흘려 볼 수 있는 드라마고 적절히 거리 두기 할 수 있는 소재라 깊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추천할 만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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