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낯선 지역의 마을버스를 타면 평생을 이 마을버스를 타고 달려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가장 최근에 탔던 낯선 곳의 마을버스는 당산역 부근이었는데, 당산역 1번 출구와 2번 출구에서 헤매다가 어떤 마을버스를 탔고,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 다시 그 마을버스를 탔던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다. 나름 길을 잘 찾는 편이라고 자부하지만 이렇게 마을버스에 올라서면 맥을 못 추릴 때가 참 많은데, 때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모르는 동네의 마을버스에는 어떤 지박령 같은 것이 있어서, 외부인이 오게 되면 그를 헷갈리게 만들거나 괴롭히는 특수한 힘이 있다고 믿어오고 있다.
일단 '마을'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소규모 공동체적인 느낌도 한 몫하지만, 그 마을버스만을 애용해오고 마을버스와 함께 살았던 낯선 동네 주민들의 삶이 지나치게 눅진하게 버스 언저리에 묻어 있는 것 같아서, 그 내음에 뒷걸음질 치게 될 때가 있다. 마치 동네 재래시장에서 막 신선한 것들로 채워진 비닐봉지를 들고 서있는 주민들 사이에 혼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멀뚱하게 서있는 기분이라 해야 할지, 나는 낯선 곳의 마을버스에서 그런 위화감을 느낀다. 내가 그 동네에서 직장을 다녀도, 그곳으로 이사를 간다 해도 절대 평생 섞일 수 없을 듯한, 그런 '고유의' 내음을 이따금씩 맡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