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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30.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퀸스 갬빗>



<퀸스 갬빗>은 윌터 테비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안야 테일러조이가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스'를 연기했다.


사실 이 드라마를 완주한지는 꽤 되었지만, 이제서야 추천 목록에 올리게 되었다. 올해 넷플릭스 드라마로 뽑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작이었고 그야말로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을 마친' 드라마였다. 1회당 1시간 남짓인데 바로 이어 봤다면 거의 7시간을 투자한 셈이 되니 나도 제정신인가 싶으면서도, 1화를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음화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마력이 있다.


배경은 1950년대 미국으로, 불운의 사고로 인해 보호자를 잃고 보육원에 입소하게 되는 엘리자베스 허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육원에서 우연히 배우게 된 체스에 흥미와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한 후, 입양되어 보육원을 나와서도 그 세계를 이어가는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다.


체스에 관한 영화긴 하지만, 체스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친절하고 유려한 연출이 장점이다. <퀸스 갬빗>의 제작진도 체스에 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밌게끔 만드는 것을 기준점으로 두었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단순 체스에 국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지점들이 상당히 엿보인다. 체스를 소재로 하지만 7화 전반의 기승전결과 각 화의 구성도 모난 곳이 없어, 가볍게 드라마로 즐기기도 좋다. 다만 관람 등급이 청불인 것이 핸디캡이라면 핸디캡인데, 이는 선정성에 기댄 것이 아니라 약물 중독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니 감안하시고 보면 될 듯 하다.


원작 소설을 보지 못했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여성서사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체스 천재'가 자아를 찾아 나가는 성장영화이기도 하고, 다층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가족이나 우정, 연애 등 어느 하나 가볍게 다뤄지는 것 없이 충실하게 서사가 이어진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체스에 대해 여전히 "갸우뚱"인 사람이 많지만, 대다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스를 알고 모르고는 상관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캐릭터를 다루는 능력과 서사를 유하게 진행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각본을 맡았던 스콧 프랭크가 연출을 맡아서 인지, 각본 자체의 치밀함과 완성도가 눈에 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안야 테일러조이에 관심을 가지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미리 뽑아두는 추천작은 <더 위치>. 안야 테일러조이의 데뷔작으로, 2020년 CAV기획전을 통해 CGV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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