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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Dec 07.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나의 문어 선생님>



이번 주 추천작도 역시나 오래전부터 추천하고 싶던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공개 시점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다큐멘터리 중 하나다.


사실 이 다큐멘터리를 먼저 본 사람들로부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영화를 보면 더 이상 문어를 먹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경고 혹은 조언 같은 것을 받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어버렸다(아닌 분들도 있지만). 그만큼 문어 한 마리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안겨주는 따듯하면서도 묵직한 다큐멘터리다.


1시간 30분의 러닝타임에 가볍게 볼 수 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나의 문어 선생님>은 실의와 우울에 빠진 한 사람이 남 대서양 바다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암컷 문어를 만나게 되고, 그 문어와 교감하며 문어의 일대를 관찰하게 되는 몇 계절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 '문어'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다른 건 일반적인 동물/식물 관련 다큐멘터리처럼 나래이터가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이 다큐의 연출자가 직접 자신과 교감했던 문어를 회상하고 회고하는 방식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단순 '미지의 세상과 만나는' 느낌의 건조하고 화질 좋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관계, 동물을 통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 같은 것들을 되돌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어의 지능이 강아지, 고양이, 어린아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정보들, 그리고 문어가 어떻게 사냥감을 사냥하고 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는지에 대한 기본적이지만 널리 알지 못하는 정보들을 습득하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신뢰'를 쌓아가는 두 생명체의 변화하는 시간을 바라보는 것.


특별한 반전도, 특이한 서사도 존재하지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지켜보게 된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나는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기 전에 손수건을 몇 개 준비하라고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편인데, 실제로 나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눈물 콧물 쏙 빼서 혼났으니... 가족끼리 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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