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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Dec 21. 2020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스위트홈> 시즌 1

*스포일러 없습니다.



어쩌다보니 연달아 2주째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게 되는 추천작 리스트. 이번주 추천작은 지난 주 금요일에 시즌 1 10화가 전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주인공 차현수 역의 송강 배우 단독으로 나온 포스터가 공식포스터이긴 하지만, 나는 그외 이진욱, 이시영 두 명의 주연이 함께 붙어 있는 아래 포스터를 더 좋아한다.


이유는 없고 그냥 이시영이랑 이진욱이 좋아서..



네이버웹툰 동명원작 <스위트홈>을 원작으로 둔 드라마다. <스위트홈> 웹툰 연재 당시부터 너무 재미있게 즐겨 봤기 때문에 이후 원작을 소재로 한 동명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목을 빼며 기다려왔다. 원작 웹툰은 15세이용가라 묘사나 대사 등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드라마는 아예 청불로 잡고 CG에 전력을 건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실제로 <킹덤>이란 꽤나 성공적인 전례가 있으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고.


원작웹툰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소 의아할 수 있는 지점들이 몇 가지 있다. 이시영 배우가 연기하는 서이경 캐릭터가 드라마에 한해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고, 다른 캐릭터 대부분 원작을 어느 정도 따르면서도 성격과 행동들을 조금씩 다르게 비틀거나 완전 다른 지점으로 향하게끔 설정했다. 때문에 원작웹툰의 덤덤한 장면들이나 대화들이 드라마에서 좀 비약적으로 흐르거나 갈등이 조장되는 양상도 보인다. 허나 이는 다른 오리지널 드라마들이 취했던 방법과 같은 방식으로, 원작의 일부를 살리면서 접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방식을 택하는 방식이 원안이 있는 드라마의 제작방식의 지향점이라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원작웹툰에서 공포를 극대화시켰던 '괴물'들의 묘사와 인간이 괴물화 되는 지점들의 특수효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꽤 많은 제작비를 들인만큼의 값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특수능력을 쓰는 몇 주연급 괴물들의 모습은 그림에서 묘사되던 방식 그대로 구현되었다. 이를 빛내는 건 역시 배우들의 합인데, 원래 좋아했던 이시영, 이진욱 배우와 더불어 주연인 송강(잘 모르던 배우인데 정말, 정말 잘생겼다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 나는 잘 모르고 있던 배우들의 합이 일품이다. 아역 배우들도 마찬가지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김갑수 등의 중견배우들도 마찬가지. 여담이지만 정하담 배우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에 조연으로 나오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 <스위트홈>은 적절한 CG와 빼어난 원안(스릴러/호러적 장르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원작), 그리고 각자의 장점을 유려하게 활용하는 배우들 세 개의 지점들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일종의 웰메이드 드라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던 건 역시 세트촬영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들. 이를테면 이시영 배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를 활용하는 환풍구 괴물과의 대립 장면, 장님/근육괴물과 계단에서의 대치장면, 고립된 각자의 상황을 보여주는 아파트 주민들의 방, 매점, 지하실, 관리실 등. 바로 위에서도 말했지만, 모두가 완벽하게 짜여진 동선 안에서 움직이며 각자의 몫을 해내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그러니까 드라마를 보는 자체로의 쾌감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손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등급을 조정하고 수위를 조절할 수밖에 없어서 19세 등급 자체가 사양시장이 되어버린 요즈음, 넷플릭스가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드라마들 때문에 그래도 즐겁다.  <스위트홈>은 청불 등급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어떤 면에서는 드라마이기보다 게임 트레일러 같은 지점을 이루고 있기도 하지만, 1화부터 10화까지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꽤 높은 편.


다만 비중있는 몇 캐릭터를 새 캐릭터와 교차시켜 서사를 삭제하거나, 원작과 완전히 다른 아파트/오피스텔의 배경이 아닌 동남아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다층거주지역으로 배경을 재설정한 점, 중간중간 개연성 없이 움직이는 몇 인물들의 동선은 많이 아쉽다. 특히, <스위트홈>의 가장 큰 단점은 음향. 중후반부에 깔리는 음악들과 더불어 오프닝시퀀스부터 엔딩롤까지 전부의 음향이 드라마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해도, 음향만은 손을 들어주기 어렵고, 또 안타깝다.


시즌 1의 결말은 시즌 2를 생각하고 만든 것이 분명한데, 시즌 2는 1의 아쉬운 지점들을 보완해 좀 더 그로테스크한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 뭐, 사실 이건 개인의 욕망이고 절대다수를 만족시키려면 지금과 같은 방향과 감성으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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