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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an 04.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반쪽의 이야기>


올해 첫 넷플릭스 추천작은, 연말연시 따듯한 집에 앉아 보기 좋은 <반쪽의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앨리스 우 감독의 차기작이다. 미국 틴에이저물인데 전반적으로 '인생'에 대한 따듯한 경험과 조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따듯한 영화다.


내성적인 성격의 모범생 '엘리'는 같은 학교 운동선수인 '폴'에게 러브레터를 대신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처음에는 돈도 필요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필 러브레터 의뢰를 수락하는 엘리.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엘리는 러브레터를 받는 '에스터'에게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로맨스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드라마, 우정드라마도 아닌 모호한 지점에 있지만 다 보고 나면 따듯하고 따스한 기운이 느껴져 몹시 신기했던 영화. 아시안계로 영미권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에 대한 고충도 들여다볼 수 있고, 동시에 여러 가지 차별점을 겪고 이겨내는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문학을 영화로 읽는 것 같은 느낌'에 압도당했다. 엄청난 작품성이 있거나 물 흐르듯 유려한 서사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도, 캐릭터의 독특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엘리'의 문장과 '엘리'가 좋아하는 책, 문구들이 영화의 분위기 전체를 살리고 안정적으로 흐르게끔 도와준다. 결론에 이르러서는 그 누구도 다치지 않고 각자 원한 바를 어느 정도 이룬다는 설정이 좋았다.


영화 자체가 정적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차분한 소설 하나 읽는다는 마음으로 들여다보기 좋은, 잔잔하고 여운을 오래도록 남기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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