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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an 11.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힐빌리의 노래>


원래 작년 연말 개봉했을 시기에 보려고 했다 극장에서 놓친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뷰티풀 마인드>와 <신데렐라 맨>, <다빈치 코드> 등을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다. 원작이 있는 영화로, J. D. 밴스의 동명 회고록을 바탕으로 각색했다.


예일대 법대 재학생 '밴스'는 대형 로펌에 취직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갈등 상황에 놓인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고향에 사는 누나와 어머니 문제로 통화하며, 궁지에 몰린 가족을 위해 고향인 '힐빌리'로 잠시 내려간다. 여기서 '힐빌리'는 지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 중부 애팔래치아산맥에 사는 가난한 백인을 비하하는 단어다. '레드넥', '화이트 트레쉬'와 함께 각개 다르지만 모두 같은 비하적 단어로 쓰인다. 밴스는 이 '힐빌리' 출신으로 필사적으로 '힐빌리'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힐빌리의 노래>는 밴스가 오랜만에 다시 고향인 '힐빌리'로 향하게 되며 그곳에 살고 있는 가족, 특히 약물중독인 어머니와의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는 내용이다.


평범한 회고록처럼 보이지만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한 가족의 이야기, 특히 '아메리칸드림'에 가려진 소외계층을 훑는 이야기로 굉장히 애잔하게 와닿는 지점들이 많아 좋았다. 글렌 클로즈와 에이미 아담스가 각각 밴스의 할머니, 밴스의 어머니 역할을 했는데 그 연기가 절정에 자서전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과 똑 닮은 모습이라 놀라웠다.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문제라 해도 어차피 '백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양권에 속해 있는 나로는 완전한 이입이 다소 어려웠던 반면 빈민층을 대변하는 <힐빌리의 노래> 속 캐릭터, 그러니까 밴스의 가족들에는 오롯이 몰입할 수 있었는데, 그 또한 글렌 클로즈와 에이미 아담스의 빼어난 연기와 캐릭터 해석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사와 연출에 대한 특징보단 배우들이 적극 개입하며 자신들의 장점을 강하게 어필하는 드라마.


가족에 관한 이야기, 특히 어머니나 할아버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나에게 항상 '눈물 버튼'이기에 개인적으로 울컥했던 장면들이 제법 있다. 개인적으론 주인공이자 서사를 이끌어가는 '밴드'보단 주변의 가족들, 그러니까 '밴스'를 예일대 법대생으로 있게 만든 그 장본인인 가족들에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개인주의적 삶을 살려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얽히고 책임지고하는, '가족'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애증이 솟아날 수밖에 없는 그 관계들의 모습이 유려하게 배치된 것이 놀라웠다.


영화를 빛내는 장점 중 하나는 음악. 놀랍게도 한스 짐머가 음악에 참여했다. 그렇다고 OST를 따로 듣고 싶을 정도는 아니고, 영화에 잘 녹아져 '힐빌리의 노래'의 원어인 'Hillbilly Elegy(직역하면 힐빌리의 애가)'를 잘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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