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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Feb 01.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런 온>



몇 개월 전부터 밥 먹는 잠깐의 시간 동안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를 2주에 하나씩 찾아 완파하고 있다. 때문에 예전에 난리였던 <별에서 온 그대>나 <도깨비> 같은 것도 나는 2020년 말이 되어야 봤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최근 내가 1년 동안 넷플릭스나 왓챠를 통해 본 한국 드라마의 개수를 따져보니 이 정도면 '좋아한다' 말하지 않는 게 서운할 정도로 너무 많았다. 왜 한국 드라마를 근 1년 내에 이렇게 집착 수준으로 챙겨보나 싶어 생각해 보니, 편하고 가볍게 딴짓하며 볼 수 있는 건 모든 화면을 전부 눈여겨보지 않아도 되는, 듣는 것만으로 이해가 되는 '한국어'의, 그것도 몇 부분 놓쳐도 전체 이야기가 맞아떨어지는 '드라마'여서인 것 같다. 이를테면 일하면서 듣는 ASMR이라고 해야 하나.


<런 온>은 위와 같은 의미로 내게 '편한' 드라마고, 최근 가장 열심히 보고 있는 드라마기도 하다. 첫 화를 보고 두 번째 화까지 가기엔 꽤 시간이 걸렸는데, 두 번째 화를 지나고서는 속도가 붙어 넷플릭스에 공개된 전편을 보고 매주 새 에피소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임시완과 신세경 두 배우 모두를 좋아하기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긴 하지만, 두 배우의 케미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 꾸준히 챙겨 보고 있다. 정확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닌 JTBC의 수목드라마로, 넷플릭스에 제공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로맨스 드라마의 옷을 입고 있는 거라든지, 몇 커플이 성사되고 헤어지고 뭐 그런 스토리라인은 기존의 한국 드라마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조연의 연기가 뛰어나고 캐릭터가 잘 배치되어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 빤한 내용들을 조합하면 크게 남다를 것 없는 드라마지만, <런 온>의 여주인공 '오미주'의 직업이 영화 번역가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깝게 공감할 수 있다는 설정, 그리고 '대사의 참신함'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를테면 SNS에서 유명하게 퍼져 있는 '밈'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 그리고 차별적 언어에 기대지 않은 대화를 '예쁘고 사랑스러운(!)' 배우 둘이 핑퐁 하는 재미. 확실한 건 <런 온>의 호불호는 주연배우 임시완, 신세경을 얼마만큼 호의를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있긴 하지만, 최수영, 강태오, 이봉련의 개인적인 팬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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