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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pr 12.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괴물>

*구성 면에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나 범인과 사건에 대한 단서가 나와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주 추천작은 4월 11일부터 공개를 시작한 따끈한 신작 <괴물>. JTBC드라마로 2021년 2월 19일부터 방영되었고 4월 10일 16부를 마지막으로 막이 내리자마자 바로 넷플릭스에 탑승하게 된 드라마다. 올해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스릴러 장르의 한국 드라마 전체를 두고도 순위권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만족하며 보았던 드라마이기에, 언제고 추천하고 싶었고 마침 종영 후 넷플릭스에 공개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가져와봤다. 신하균, 여진구 주연에 김신록, 천호진, 길해연 등 걸출한 조연이 대거 등장하는 드라마다.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문장으로 갈음되는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 과거에 벌어졌던 실종사건을 덮고 살아가는 만양 사람들에게 보란 듯 다시 살인과 실종이 시작되고, 20년 전 동생을 실종으로 잃어야 했던 경사 '이동식(신하균)'은 본격적으로 이 사건의 해결에 나선다. 그러던 중, 서울에서 뛰어난 스펙에 차기 경찰청창을 아버지로 둔 엘리트 경위 '한주원(여진구)'가 이동식이 일하는 파출소로 내려오게 된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고 실종과 살인을 근간으로 한 연쇄 사건에 관한 실마리를 풀어가는 게 주된 소재지만, 실제로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내용을 한 문단으로 축약하기는 매우 어렵다. 극에 등장하는 사건이 단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여러 계층과 지점들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매 화마다 밝혀 나가는데, 이 방식이 일반적인 '한국' 드라마에서는 보이지 않던 독특한 방식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모든 복선과 실마리가 초반에 두서 없이 일어나는데, 소위 말하는 이 '떡밥'을 하나하나 회수하고 리버스하며 1화부터 16화까지 고르게 달려가기 때문.


내가 <괴물>에 단숨에 빠지게 된 이유도 위와 같다. 나는 방영 당시 JTBC말고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미뤄두고 있다가 8화가 끝난 시점에서 궁금증을 견딜 수 없어 네이버의 시리즈온으로 모두 결제해서 봤는데, 8화가 끝난 시점에서 <괴물>을 이루는 사건의 범인이 잡힌 듯 보이고 사건이 와해되는 조짐도 보여 "이게 사실은 16화가 아니라 12화가 아닐까"하는 물음을 했다. 하지만 범인의 1차 검거 이후 더 빼곡하게 숨겨져 있던 사건의 전말과 '만양읍'의 인물들의 관계가 드러나게 되는 걸 보며, 이 드라마는 정말 수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머지 8화를 본방으로 챙겨봤다. 배우들의 연기와 대본의 촘촘함, 오버스럽거나 비하적이지 않은 연출에 OST까지 공들여 작업한 게 분명한 이런 드라마를 본 지가 얼마 만인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했던 <시그널>이나 <비밀의 숲>과 견주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물러섬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만듦새인 덕에 <괴물>을 챙겨보는 시간들이 아주 즐거웠다.


<괴물>이 호평인 이유는 아무래도 '반전 서사' 때문일 것이다. 매 화의 부재는 '나타나다' '사라지다' '웃다' '낚다' '묻다' 등 담담한 단일 문장으로 진행된다. 매 화는 부재의 문장에 맞게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의문을 증폭시키기도 하는데, 매 화가 대체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로 짜인 덕분에 아주 뛰어난 몰입도를 자랑한다. 게다가 그 '반전 서사'라는 것이 억지로 만들어내거나 일부러 끼어 맞춘 것이 아닌 아주 고르고 일정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한국의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는 여타 드라마들과 급이 다르다 느껴질 수준. '올해의 드라마'는 물론이고 나에겐 '한국 드라마 베스트'로도 꼽고 싶은 드라마였다.


보통 16부작의 드라마라면 14부 이상부터는 어느 정도 사건의 윤곽이 나오거 극이 해이해질 수 있는 것이 당연지사지만 <괴물>은 15부가 끝날 때까지 종잡을 수 없는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에 머물게 만들었다.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를 넘어 '비극'을 느끼게 만드는 이런 드라마는 앞으로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최백호의 애잔한 OST를 즐기는 것은 덤의 재미. 신하균과 여진구의 케미나 그들의 열연을 따로 길게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 바로 그대로라서. 정말 '말해 뭐해'싶다. 넷플릭스에 공개되면 정말 바로 뛰어드는 것을 강력 추천.



아래는 공개된 포스터 중 제일 좋아하는 포스터 두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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