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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10.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이번에도 글자수 제한 때문에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김용훈 감독의 연출작으로 이 작품은 김용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0년 2월에 개봉했지만 코로나 직격을 맞는 바람에 흥행 성적이 좋지 못했다. 원래 개봉은 2020년 2월 12일이었고 코로나로 인해 일주일 미뤄 2월 19일에 개봉했지만, 모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2월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여러 가지 루머들이 돌고 공포가 확산되던 시기였으니. 나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다. 극장 개봉과 맞물려 VOD 서비스를 바로 시작한 영화로, 넷플릭스에는 지난 5월 1일에 공개되었다.


정우성, 배성우, 진경, 윤여정, 윤제문 등 수준급 배우가 대거 출연하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의 백미는 전도연. 사실 감독의 첫 장편에 전도연이, 게다가 탄탄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검증된 시나리오로 열연한다는 일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고 그 때문에 영화의 촬영 때부터(2018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돈 가방' 하나에 얽히고설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배신의 배신의 배신을 모토로 하는 범죄 스릴러 영화다. 애초부터 18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입고 나오는데, 영화의 주인공인 전도연이 누구든 썰어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게 딱 내가 원하던 그림이 나올 것 같아 기대했던 영화(<무뢰한>의 전도연이 너무 좋았고 이 영화와 비슷한 화장과 옷차림, 성격을 표방하는 듯하여 <무뢰한>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실제로, 전도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으니 아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후회하지 않을 듯.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지않아,초중반에는머릿속에서 물음표를 던지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다. 주된 인물 시점으로 사건이 교차로 등장한다. 반전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영화로 액션이 많거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장면들은 거의 없는 수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를 연극적으로 잘 굴린다는 것인데, 필요할 때는 강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그 역할이 끝나면 가차 없이 퇴장시켜 각 인물의 굵직한 이야기만큼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연출되었다. 추측하는 재미의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만족스러울 선택. 다만 '돈'에 엮인 이야기에 공무원과 조폭, 사기꾼, 불법체류자, 살인자 등 다양한 범죄자들이 뒤섞인 만큼, 서로 물고 뜯고 하는 장면에서의 폭력 수위는 다소 높은 편. 몇몇 장면은 개연성이 심하게 떨어지는데, 극의 전반을 놓고 보면 크게 개의치 않을 정도다.


원작과의 차이는 원작을 읽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부분적으로 찾아본 원작 스토리와 약간 다르게 각색되었지만 대체로 무난한 작법이라는 평을 받는 듯하다. 몇 대사들은 원작 그대로를 살렸으며, 주인공 '연희' 캐릭터가 원작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도연이 중후반을 이끌고 가는 분위기는 정말 놀랍다. 그와 대비되는 어벙한 강태영(정우성)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중이 높지 않지만 극의 마지막에 나름의 울림을 전해주는 윤여정이 연기한 '할머니'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지난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유입되는 사람이 분명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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