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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17.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세 얼간이>


오늘 추천작은 넷플릭스에 얼마 전에 서비스되기 시작한, 라지쿠마르 히나리 감독의 <세 얼간이>. 한국에서 영화에 좀 관심 있다 싶은 사람들이면 모두 알 정도로 유명한 영화다. 11년 전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되었고, 당시 엄청난 인기와 팬덤을 입어 국내 개봉에 성공한 인도영화다.


<세 얼간이>는 인도영화의 바이블이라 여겨질 정도로 오랜 시간 인기를 끌었던 영화다. <세 얼간이> 개봉 이후 인도를 찾는 대다수의 여행자가 <세 얼간이> 때문이라 이야기할 정도로 영향력이 엄청났는데, 2007년 <세 얼간이>는 자국 흥행 기록을 경신했던 <옴 샨티 옴>이라는 영화를 제치고 역대 발리우드 흥행 1위, 북미지역 발리우드 영화 역대 수입 1위를 차지해 '흥행 머신'이라 불린 영화기도 했다(현재 이 리스트는 좀 조정되었지만, 올타임베스트에는 여전히 <세 얼간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라지쿠마르 히라니는 인도에서 워낙 유명한 감독이었지만 한국에는 전무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과 학생들 대다수가 롤 모델을 라지쿠마르 히라니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인도영화가 국내에 적극적으로 활약하게 되었으니, 여러모로 정말 큰일을 한 영화기도 하다.


<세 얼간이>는 공과대학을 함께 다녔던 두 주인공이 대학시절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었던 란초(아밀 칸)라는 친구를 찾아다니며 겪게 되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평균 세 번 이상 배치된 신나는 뮤지컬씬, 희로애락의 과정을 치밀하고 긴밀하게 다룬 극의 구성은 여타 발리우드의 특색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매끄럽게 전개되는 유머와 감동적인 플롯들은 지금까지 알아왔던 발리우드의 탑 무비의 정상을 차지하고도 남을 정도로 유려하게 짜여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20대 초반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발리우드 톱스타 아밀 칸의 연기도 사랑스럽지만, 돈이나 명예를 좇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길을 개척해나가는 란초(아밀 칸)의 캐릭터는 적재적소의 위트를 던지며 극을 이끄는 주된 원동력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발리우드 무비들이 아름다운 여주인공을 앞세워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기를 앞세웠다면, <세 얼간이>는 남녀 주인공의 애정씬을 다소 축약시키고 세 친구들의 우정을 부각시켜 ‘사랑’보다 ‘삶’을 아우르는, 더 나아가 ‘꿈’이라는 단어에 대해 익숙하지만 긍정적인 지향을 전제로 삼는다. 공학도들이 사용하는 소품에서부터 출발해 모든 소재와 에피소드들이 뒤틀림 없이 작용하고 있고, 꿈이나 환상에 대한 갈망만을 내비치지 않은 채 현실을 직시하고 밑바닥에서부터 계속해서 무언가를 창조해간다는 설정을 통해 더욱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사한다. <세 얼간이>의 각 캐릭터와 곁들여 소개되는 인도 각지의 아름다운 풍경에서부터, 50~60년대 인도의 리얼리즘을 표방한 시네마의 경향을 생각나게 하는 고전영화로의 오마주,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와 노래 가사들은 ‘Two thumbs up’을 외치고도 관객석을 박차고 올라앉아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의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이 영화를 소개하고자 나도 오랜만에 다시 <세 얼간이>를 봤는데, 확실히 옛날 영화라 그런지 몇 에피소드는 약간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좀 억지가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면서도, 곧잘 눈물짓고 웃음 흘리게 되는 매력이 인도영화의 참재미 아니던가. 러닝타임은 길지만 일단 틀어놓으면 절대 멈추거나 끌 수 없는, 이제는 인도영화의 '고전'이 되어버린 명작 <세 얼간이>를 이번 기회를 통해 다들 많이 챙겨 보셨으면! :D


+추가로 이 영화가 유행시킨 '알 이즈 웰(All is well)' 뮤직비디오, <세 얼간이>에서 제일 유명한 뮤지컬씬이자 대표곡인 클립을 붙여둔다.

https://www.youtube.com/watch?v=Z0yaf64wW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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