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May 24. 2021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무브 투 헤븐>

*원제는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브런치 제목 글자수 제한으로, 또 잘렸다.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거울 속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을 감독한 김성호 감독의 첫 번째 넷플릭스 연출작이다. 감독 이름이나 연출작 자체는 생소할지 몰라도 번역서나 강의 등으로 커리어가 무척 풍부하고 견고한 감독이기에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작품이다. 원래 루틴이라면 지난주 추천작으로 포스팅했어야 했는데 <세 얼간이>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는 뉴스가 더 급해서 한 주 미뤄진 셈.


원작은 김새별, 전애원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이고, 이를 모토로 하여 윤지련 작가와 함께 김성호 감독이 서사를 각색하여 에피소드들을 구성했다. 말 그대로 '유품정리사'가 주요 소재로 작용하는 드라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청년 한그루(탕준상)가 지금까지 존재도 몰랐던 삼촌 조상구(이제훈)을 만나며 겪는 스토리가 주된 서사다. 타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 그 사람의 생전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밝혀지고 수정되고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이나 삼촌 조상구의 에피소드에서 폭력적인 장면들이 다수 연출되므로 드라마는 전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공개되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틀었을 때부터 좀처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흡입도를 자랑하는 한국 드라마. 탕준상과 이제훈이 선보이는 안정적인 연기 때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매회의 에피소드의 연출과 서사가 굉장히 안정적이고 유려하다. 기승전결이 확실히 드러나는 이야기로 짜여져 있는 것이 아닌데도 흥미로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매회 새로운 사건을 통해 한그루와 조상구가 서로를 의지하고 기대게 된다는 굵직한 서사가 중심이고, 이 둘을 정서적으로 이어주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주변부를 이루고 있어 전반적인 흐름 자체도 견고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작을 읽지 않아 어디까지 각색된 건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성소수자를 다룬다거나 데이트 폭력, 아동학대 등에 관해 다루는 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극단적 사건에 대한 선정적인 묘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게 할 이야기만 하는 드라마. 말 그대로 '드라마'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다.


10부작의 가벼운 사이즈와 매 화 끝날 때마다 바뀌는 OST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탕준상 배우는 이번이 처음 보는 거라 생각했는데, <사랑의 불시착>에서 이미 한 번 보았던 배우.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를 보다 보니 그때 얼굴이 새삼 떠올랐다. 여하튼 오래간만에 가슴 따듯하게 완주한 드라마로, 여기저기 추천해봐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편안한 드라마.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세 얼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