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가볍게 추천하는 인도 영화 단편선. <사트야지트 레이 단편 걸작선>으로, 네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네 편의 단편은 인도 영화의 거장 사트야지트 레이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토대로 하고 있다. 더 이상 수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인도에서는 유명한 감독임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인기도가 높은 감독. 많은 영화를 만들었고 국내외에서 회고전과 특별전을 수차례 했지만, 사트야지트 레이가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뛰어난 스토리텔러였다는 사실 자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사트야지트 레이는 살아생전 희곡, 소설 등 글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왔다. 그중 본인이 직접 연출해 영화화한 것은 1/3 정도고, 나머지 2/3은 후배 다른 감독들에게 주거나 시나리오, 혹은 소설로 남겨놓았다. 남은 대부분의 작품은 '사트야지트 레이 재단'에 저작권을 위탁하여 후대 감독들이 연출해오고 있다. <사트야지트 레이 단편 걸작선>도 그 일환으로 제작된 영화. 사실 인도에 가서 사트야지트 레이와 관련된 영화를 콜카타 지방에 머물며 자주 찾아봤는데, 확실히 사트야지트 레이는 영화를 직접 연출하는 일보다 각본으로 참여하는 게 더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로도 챙겨보기 좋은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에 소개된 영화는 차례로 <나를 잊지 마세요> <천의 얼굴의 사나이> <왜 이렇게 야단법석이야?> <스포트라이트>다. 전체적으로 특별한 사건 하나를 토대로 이후 망가지거나 변해가는 상황을 그리는 내용이 주인데, 각 에피소드 하나하나씩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건 사실 무의미하므로 그냥 가볍게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 반전이 주가 되는 스토리는 아니고 각각 다른 여운을 남기는, 이를테면 대체로 씁쓸한 맛을 남기지만 연출이나 구성 방식이 가벼워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인도영화가 막연히 궁금하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게 주가 되는 영화는 싫고, 좀 현대적인 감성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