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얼마 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더 하우스>. 하나의 '집'을 소재로 각기 다른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이다. 세 가지 에피소드는 감독이 다를뿐더러 시대도, 작품에서 다뤄지는 주요 종(!)도 다르다. 활기차고 행복한 애니메이션보다는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그러니까 어느 정도 교훈 등을 내포하는 애니메이션이 주를 이룬다.
각 에피소드는 인간-쥐-고양이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한 가문에 얽힌 사연이 주가 되는데, 영화 <샤이닝>이나 <힐 하우스의 유령> 같은 류의 '귀신 들린 집'에 잠식되어가는 인간들을 다룬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공인중개사를 직업으로 둔 쥐의 이야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집의 리모델링을 하고 가구를 설치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쥐는, 벌레가 계속해서 나오는 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앞선 두 작품보다 다소 희망적인 주제와 이야기로, 점점 이런저런 문제가 많이 생기는 집으로 인해 고통받는 집 주인 고양이와, 그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다.
세 편 모두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구성된 것 같지만, 실은 모두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마치 '집'이라는 공간, 그러니까 '삶의 터전'이라는 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그리듯 구성되어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다르면 앞선 이야기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내포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그려지는 구성. 그에 앞서 스릴러적 구성과 기괴한 음악/음향효과가 인상적이고, 몇 공포영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스산한 연출이 압권이었다. 한 편 당 20~30분 정도 러닝타임이라, 조금씩 쪼개어 봐도 부담 없을 듯.
다만 두 번째 에피소드는 '벌레'와의 싸움이 주 소재를 이루므로, 벌레에 대한 공포와 트리거가 있다면 견디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 그리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작품이 될 것이다.